오블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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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록 - 스미남과 스시투어, 서울 양천향교 쇼와초밥
스시에 미친 남편이 예전에 한 번 혼밥을 한 적이 있던 집이라고 해서 찾아간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역 인근 쇼와초밥. 동네 맛집 포스가 풍기는 곳이었다. 초밥 먹는 사람들 외에도 사시미에 소주 시켜서 혼술 저녁 하는 사람, 둘이 와서 술안주 겸 얼큰하게 취해서 가는 사람 등 손님 구성도 다양했음. 내 눈 앞에서 회를 썰고 초밥을 쥐는 셰프님의 손놀림이나, 식자재 꺼내고 쓰고 정리하는 모습 등에서 세심 예민 깔끔한 타입임이 느껴졌음.결론부터 말하면 동네에서 1만원~2만원대 사이에 먹을 수 있는 초밥집 중에 꽤나 맛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 배가 많이 고프지도 않았는데 맛있게 많이 먹었음. 그리고 주방에서 인원 수 맞춰서 또 다른 요리사님이 김치전이랑 우동, 명태회무침(으로 추정되는 밑반찬) 등을 갖다..
2024.11.27 -
먹기록 - 스미남과 스시투어, 여의도 샛강역 오마카세 스시메이
스시에 미친 남편과 가장 최근에 방문한 오마카세 식당은 여의도 샛강역 도보 15분 거리의 스시메이다. 스미남이 맨날 유튜브로 찾아보는 스시 코우지 센세에 따르면 입문급 오마카세 가격을 10만원 정도로 잡는데, 스시메이는 저녁 코스가 8만원이니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자리는 10석쯤 됐던 것 같고, 첫 느낌은 어라? 뭔가 셰프 조리대가 가깝다? 는 느낌이었음. 보통 다찌에 앉으면 셰프가 안쪽에서 스시를 만들어서 올려놓는 위치가 내 눈높이보다는 낮지만 내 테이블보다는 높은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스시를 위에서 잡아서 내 테이블로 내려놓는 느낌? 그런데 여기는 셰프 조리대와 내 테이블이 거의 수평에 가까운 높이로 오픈돼 있어서, 셰프가 준비하는 음식들을 더 가까이 앞에서 볼 수 있었음. 그리고 시작된 코스. ..
2024.11.26 -
먹기록 - 스미남과 스시투어, 서울 강서구청 마더스시
어느 주말 저녁, 가볍게 산책이나 하고 오자더니 알고보니 목적지가 있었던 스시에 미친 남편. 서울 화곡동 강서구청 뒤편에 즐비한 술집, 고깃집들을 지나 도착한 곳은 마더스시. 직장인들이 저녁에 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칠 때 들를 것 같이 생긴 집인데, 막상 들어가 앉아보니 셰프님이 정말로 스시에 진심인 것 같았다. 일단 테이블마다 마더스시 먹는 법을 붙여놓으신 게 인상적이었다. 초생강을 붓처럼 써서 간장을 생선에 발라드세영 뭐 이런 내용하고, 젓가락으로 스시 쥐는 방법을 단계별 사진으로 붙여두셨는데, ‘밥 사이의 공기층을 최대한 살려 혀에 닿는 순간 밥알이 쉽게 풀리도록 하기 위해 손의 압력을 약하게 쥐기 때문에 젓가락을 세워 집으면 밥이 부서질 수 있습니다’ 라고 적혀있음. 모듬초밥하고 특선초밥을 시켰..
2024.11.25 -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내 처지를 걱정하다
#.세상 아무도 안 보는 것 같은 남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에 남편이랑 둘이 나름 열심히 챙겨보고 있다. 2016년도 프로듀스101 때부터 하나도 변하지 않은 포맷에 따라 - 심사위원 앞에서 개인기 평가로 등급 선정, 타이틀 곡으로 개인 실력 평가 후 무대 위치 선정, 보컬/랩/댄스 포지션별 그룹 대결 등의 순서로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들도 - 팀별 리더랑 센터 정하기, 뽑아둔 리더나 센터가 그 자리에 맞지 않아서 중간에 교체되기, 포지션 선정 때문에 싸움나거나, 독재적이거나 태만한 누구 때문에 팀 불화 생기기 등으로 동일하다. 그러고 나면 마지막은 진실의 방에서 서로 툭 터놓고 소통해서 극복하고 좋은 무대 보여주거나, 혹은 극복하지 못 해서 그럭저럭 대충 무대 마치기 둘 중..
2024.11.24 -
독서일기: 친애하는 슐츠씨 - 박상현
세상의 모든 멜라니들p.67 사람들은 돈이나 시간 등의 자원이 부족할 경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게 결핍의 덫 이론으로서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p.68 현대 사회, 특히 성공을 개인 노력의 결과로 생각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게으르다고 비난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이 노력한다고 추앙하는 태도가 놓치는 것이 바로 이런 문제다. 완벽하지 않은 피해자p.230 반면 대중은 앰버 허드와 같은 여성에게 ‘착하고 죄 없는 피해자’ 혹은 ‘남자를 속이고 괴롭히는 소시오패스’ 중 하나의 역할만을 허용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남성은 독특한 면이 존재하는 입체적 인물인 반면 여성은 평면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 “어떤 피해자도..
2024.11.23 -
본기록 - 넷플릭스 다큐,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언젠가의 ott 기록에도 적었던 것 같은데, 넷플릭스 다큐가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지 좀 됐다. 넷플릭스 깔(이걸 다르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지.. 영상미..?)로 있어빌리티를 갖추고, 긴 시간에도 흥미를 잃지 않고 집중하게끔 적당히 긴장감을 더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는 그 특유의 스타일이 매력 있는 건 맞는데, 다 보고나면 쏘 왓? 딱히 뒤통수를 딱 때리는 어떤 지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슴을 먹먹하게 울리는 뭐가 남는 것도 아닌, 겉보기만 요란한 느낌?특히 앰버허드랑 조니뎁 다룬 건 완전 쓰레기 다큐였지. 그래도 그 해양 플라스틱 얘기하면서 참치 만드는 기업들의 돌고래 몰이 등등 얘기했던 ’씨스피라시‘는 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가끔가다 걸리는 대작 다큐를 기대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새..
2024.11.22 -
먹기록 - 스미남과 스시투어, 서울 마곡 우미마토 초가성비 오마카세
스시에 미친 남편.. 올해 6월쯤인가부터 갑자기 스시 오마카세 먹으러다니는 유튜브 골라보더니, 스시코우지 유튜브 영상 올라오는 족족 보면서 잠들다가 결국 스시에 미쳤다. 네타가 어쩌네 샤리가 어쩌네 하면서 생선 이름까지 다 일본어로 말하고, 입문용 오마카세집부터 동네 배달 초밥집까지 틈만 나면 계속 먹어대고 있어서 조만간 구충제를 먹든 몸에 돋은 비늘을 떼든 해야할 것 같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남편 대신 내가 블로그에 기록을 해보기로 함. 처음 적어볼 곳은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우미마토‘. 1인 35,000원에 ‘우미카세’ 코스를 제공한다. 단품으로는 모듬초밥이나 각종 초밥, 고등어봉초밥, 사시미, 우동, 마끼 등등 다양하게 판매한다. 우리 먹는 동안에도 계속 배달이랑 포장용 음식이 준비되어 나갔다..
2024.11.21 -
먹기록 - 인생 첫 추어탕 도전, 서울 방화동 포도나무가든 남원추어탕, 고양 덕은동 다락고개 추어탕
나는 평생 추어탕을 안 먹었다. 초딩 때 우리집에 오셨던 부모님의 손님이 직접 추어탕을 만들어주신다고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큰 양동이 가득 담아두신 걸 본 이후로 트라우마가.. 그 안에서 서로를 끊임없이 타고 오르던 그 아이들.. 그런데 남편이 알고보니 추어탕을 좋아한다고 해서, 남편의 미각을 믿고 꼬심에 넘어가 보았다. 수십년의 트라우마를 생각보다 쉽게 털어낸.. 생각해보면 아무도 추어탕 먹자고 꼬신 적도 없고, 가족들도 잘 안 먹어서, 그냥 극복할 기회가 없었던 듯. 첫번째 추어탕집은 강서구 방화동 포도나무 가든. 일단 가게 앞에 8대를 두 줄로 주차할 수 있는데, 앞줄에 주차하면 뒷차 나갈 때 빼줘야 함. 셀프 발렛 ㅎㅎ 밑반찬으로 나오는 풀떼기들이 다 맛있었다. 특히 양배추 겉절이라고 하나 저 뽀득..
2024.11.20 -
노이즈캔슬링 초심자의 초저렴 노캔 헤드셋 qcy h3 내돈내산 일주일 사용후기
나는 소음에 민감한 편이다. 그리고 늙고 지치면서 점점 더 그렇게 되어간다. 원래는 전철로 이동하면서 팟캐스트나 음악 듣기를 좋아했는데, 지하철 소음과의 역 시너지에 지치기도 하고, 정신 사납다고 느껴지기도 해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기만 할 때도 많아졌다. 뿐만이 아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리 집에 얼마나 많은 소음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내가 그 소리들에 얼마나 예민한지 새삼 알게 됐다. 밖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 가습기 물 떨어지는 소리, 공청기 돌아가는 소리, 화장실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그러던 중 평소에 아무때나 시도 때도 없이 노캔 헤드셋을 쓰고 광명 찾았다는 트위터 후기글들을 몇 개 발견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좀 좋다고 하면 막 50만 원이 넘고!!! ..
2024.11.19 -
전담집사 육묘일기 - 집에가야돼 누빔숨숨집 내돈내산 고양이 방음집 만들기 (실패)
우리 애들 요즘 새 집이나 장난감을 안 들인지 오래되기도 했고, 옆집에서 한 달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는데 방음이 너무 안 되기도 해서, 간만에 새로운 육묘템을 장만해보았다. 그냥 숨숨집이 아니라 방음이 되는 숨숨집인게 중요해서 방음 키워드 넣고 검색하는데, 흡음재 회사에서 파는 제품이 있긴 했으나 생긴 게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패스하고, 그 외에는 딱히 방음을 신경쓰지 않는 제품들 뿐이었다. 그러다 발견한 천계영님 트위터 (2019년에 작성된) 글에서 광명포장상사 아트보드 흡음재 600*600 사이즈 1장에 3100원짜리를 발견함. 그러나 나는 똥손이라 저렇게 직접 만들기는 불가능하고, 기성품 안에 저 흡음재를 잘라 넣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러… 최종 선택한 제품은 ’집에가야돼 누빔 숨숨집‘ 이다...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