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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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마이클 투히그, 클라리사 옹
p.31 완벽의 문제점은 그 어떤 것도 충분히 훌륭하지 않다고 보는 데 있다. 현실 세계에서는 언제나 결함, 실수, 실책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완벽의 정의 자체도 끊임없이 변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생각했던 완벽이라는 개념은 막상 그곳에 도달하면 달라진다. 따라서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를 좇는 것과 같다. p.39 완벽주의는 넓은 의미로는 높은 기준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 반면 부적응 완벽주의는 자기비판,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에 대한 집요한 추구,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때의 고통, 도달했을 때의 불만족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p.43 과정과 결과의 차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행동의 결과보다 행동 자체와 행동하는 방식, 즉..
2024.11.17 -
6인용 식기세척기 sk매직 강제탈출 당해 쿠쿠 입문, 프로쉬 식세기 세제 미니 있어도 커터기가 쓰고싶어
23년 9월, 11번가에서 sk매직 6인용 식기세척기를 구매한 것은 그 해의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였다. 우리 집 좁은 부엌에 딱 맞는 컴팩트한 디자인, 6인용치고 잘 빠진 2층 구조가 너무 딱 마음에 드는 아이였고, 가격도 34만원으로 매우 착했었지. ‘어차피 다 설거지 할건데 다 쓴 물컵이 라면냄비나 기름진 후라이팬에 들어가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같은 불온한 사상을 가진 남편에게 잔소리 주고 볼멘소리 돌려 받던 삶을 벗어나게 된 것 또한 식세기를 들인 후 찾은 행복이었다. 물론 부엌에 올려놓고 쓰는 6인용 식기세척기를 ‘6인용’이라고 부르는 것은 소비자 기망이다. 2인이 쓰기도 부족함. 부피가 큰 냄비나 후라이팬을 넣으려면 그만큼의 그릇을 포기해야 했고, 오목한 밥그릇들을 착착 포개넣기에 아주..
2024.11.16 -
독서일기: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p.224 이러한 고려는 나이트가 ‘완전경쟁 시장에서는 각자가 자기 노동의 한계생산물에 따라 도덕적 자격을 얻는다’는 맨큐의 주장을 거부하도록 만든다. 나이트는 그런 주장을 “경제학이 변명할 때 쓰는, 익숙한 윤리적 주장”이라고 비하한다.p.231 마찬가지로 외과의사에게 잡역부보다 많은 보수를 주는 까닭이 가장 불우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정의로운 기본 구조가 작동하게 하려는 데 있다고 해도, 그런 보수 격차가 외과 의사의 특출한 재능과 기여를 기리게 되는 부수 효과를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규범적인 부수 효과는 성공(그리고 실패)에 대한 태도에 일정한 틀을 만들며, 그것은 능력주의적인 태도와 구별하기 어려워져 버린다.p.240 “소득 격차 대부분은 사회가 일부 사람들의 재능 계발에..
2024.11.15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2인 현지 여행 경비, 나 혼자 포토덤프
첫 방콕 여행을 준비하면서 호텔 결정하기 다음으로 어려웠던 게 경비 준비였기 때문에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될까 하고 한 번 적어본다. 숙소나 항공은 선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제외하고, 현장에서 쓴 경비 기준으로 정리할 거고, 사실 매일매일 쓴 엄청 상세한 내역 - 길에서 음료수 사 먹은 것까지 적을까 하다가, 사실 3일 차인가 4일 차 넘어서면서부터 기록이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포기하고, 큰 카테고리별로 적어봄. #. 총 경비 (환전/GLN) 20,600바트 2명이 1일 15만 원 정도 쓸 거라고 예상하고, 우선 현금은 15,000밧 (63만 원 꼴) 미리 환전했다. 방콕 시내에서 한화 5만 원권이나 달러로 어디서든 환전 가능하다고는 듣긴 했지만 너무 귀찮을 것 같아서 일단 대부분은 현금으로 준비했음. ..
2024.11.14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한국인이 왜 안 오는지 모를 일인 아난타라 시암 호텔 숙박 강추 리뷰
방콕 초행자에게 가장 어려운 여행 준비 과정은 바로 호텔을 고르는 일이었다. #. 고민 포인트 첫째로는, 10~20만 원대 저렴한 가격에도 4~5성급 호텔이 널려 있기 때문에 과연 어디까지 가성비를 따지고, 어디까지 좋은 호텔 급을 따질지 가늠이 잘 안 됨. 그 와중에 또 28~35만 원대로 넘어가면 너무 비싼 것 같다가도, 다른 나라에선 이 가격에 이 정도 호텔을 못 갈 거라고 생각하면 안 비싼 것도 같고. 물론 1박에 50~70만 원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ㅎㅎ 둘째로는, 짜오프라야 강의 화려한 야경과 함께 호텔에서 제공하는 수상보트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리버사이드 호텔들 중에서 고를지, 강변은 포기하더라도 BTS 역에 가깝고 좌우 상하로 움직이기 좋은 중간 지역 호텔들 중에서 고를지,..
2024.11.13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5일차, 룸피니 공원, 시암파라곤 롯니욤, 아난타라 시암 호텔 모카앤머핀스, 수완나품 공항, 팡차 빙수
집에 갈 비행기를 타야 하는 마지막 5일 차 날이 밝았다. 호텔에 체크인하던 날부터 12시 대신 2시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신청해 놨기 때문에, 조식을 먹고, 수영은 못 하고, 조금 빈둥거리다가 호텔 방을 나섰다. 목적지는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방콕의 허파, 룸피니 공원. #. 룸피니 공원은 내 조카도 가고, 에스파 윈터도 가고, 방콕 간 사람들은 다 한 번씩 가보는 것 같길래 나도 한 번은 가겠거니 했는데, 지내다 보니 은근히 공원에 갈 시간을 따로 내는 게 쉽지가 않더라. 그래도 이렇게 마지막 날 여유롭게 공원 산책까지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음.햇살이 엄청 뜨거워서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는데도, 공원 안에는 러닝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 이 날씨에..
2024.11.12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4일차, 다오레스토랑, 까페아마존, 마하나컨, 킴튼 말라이 호텔 루프트탑 바 bar.yard, 드림하우스 마사지
넷째 날 아침이 밝았다. 전 날 비 맞고 너무 고생해서 분명히 잠들기 전에 남편이 ‘내일은 호텔에서 쉬면서 놀자’라고 했었는데, 밥 먹고 쉬다가 수영하고 나니까 두시쯤 됐는데 또 나가고 싶어서 근질근질해지는 분 ㅋㅋㅋ #. 그래서 이 날의 첫 번째 목적지는 트위터에서 본 추천 식당 다오 레스토랑 Dao restaurant 으로 정했다. 그랩을 불러서 이동하려는데 식당 주소로는 목적지가 잡히지 않아서 인근 호텔을 찍고 가다가 내렸음. 다오 레스토랑은 원래 완전 로컬 스타일 노상 식당이었는데 장사가 잘 되어서 건물 실내로 크게 확장했다는 것 같았음. 음식을 4개나 시켰는데 300바트 조금 넘는 가격이었던가. 일단 나는 원래도 팟카오무쌉을 좋아해서 진짜 잘 먹었고, 남편도 똠양꿍 맛있다고 진짜 열심히 먹었고,..
2024.11.11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3일차, 통로 수쿰빗, 프림 생추어리 마사지, 카이젠 커피, 반벤짜롱파이, 애프터유, 차트라뮤
방콕에서 맞는 셋째 날. 방콕 초보가 짜오프라야 쪽에 숙소를 잡지 않고 룸피니 공원 근처이자 칫롬과 랏차담리 사이 중간 지점의 숙소를 잡은 건, 요즘 방콕에서 인기 있다는 통로와 수쿰빗 지역으로 이동하기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예쁜 까페를 진짜 많이 찾아놨었는데… #. 이 날은 숙소에서 아침 먹고 수영장에서 놀다가 느지막히 밖으로 나갔다. 남편이 대낮부터 마사지를 받고 밥을 먹으러 가고 싶다고 해서 수쿰빗에 위치한 프림 생추어리 preme sanctuary를 예약했다. 라인 메신저로 채팅 상담 후 예약,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대신 전액 카드결제를 미리 진행해야 하는데, 나중에 현장에서 카드 결제 취소하고 현금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했음. 숙소에서 BTS 연두색 수쿰빗 라인을..
2024.11.10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2일차 (2), 차이나타운, 꾸웨이짭, 아이콘시암 쑥시암, 깝카우 깝쁠라, 시암 세레네 마사지
이제 보니 둘째 날에는 짜오프라야 강을 세 번이나 건넜네. #. 왕궁 구경에 실패한 우리는 싸얌(시암을 그렇게 읽는다고) 박물관 근처에 위치한 MRT역인 Sanam Chai로 이동해 두 정거장을 지나 Wat Mangkon 역으로 갔다. 비용은 20밧 정도? 목적지는 방콕 차이나타운 입구 근처에 있는, 정육맨 유튜브에서 또 다시 극찬한, 고기 가득한 에그누들 식당 바미 잡캉? Bamee Jabkang이었는데, 아쉽게도 또 기대하고 찾아간 메인 메뉴가 매진인 사태가 발생… 그때 도착한 시간이 4시인가 그랬는데 ㅎㅎ 아마도 오전부터 점심때까지 신나게 팔리는 모양이었다. 어묵 국수 비슷한 메뉴는 가능하다고 했는데 남편이 별로 땡겨하지 않아서 그냥 일어났다. 남편이 너무 슬퍼해서 보고 있던 직원 분이 웃었음 ㅎㅎ..
2024.11.09 -
방,콕 대신 방콕 4박 6일 - 2일차 (1), 짜런쌩 씰롬, 왓아룬, 짜오프라야 투어리스트 보트, 쏨땀데르, 메이크미망고
방콕 2일 차 아침이 밝았다. #. 호텔에서 조식을 알차게 먹고 바로 밥을 먹으러(? ㅋㅋ) 출발. 목적지는 족발맛집 짜런쌩 씰롬이었다. 로컬 맛집 중독자 남편이 정육맨 유튜브에서 보고 저장해 둔 맛집이었음. BTS 랏차담리에서 사판 탁신까지 5 정거장을 35밧 내고 이동하는데 약 10여 분 정도 걸렸다. BTS가 진짜 빠르고 쾌적함. 역에서 내려서 골목골목 구경하면서 걸어가 시장 골목 같은 길에 들어서니 혼자 문 열고 있는 가게가 보였다. 자리가 넓진 않은데 사람이 꽤나 북적이고 있었고, 한 켠에서는 배달용 음식을 끊임없이 비닐에 포장하고 있었음. 그러나 백종원인지 정육맨인지가 극찬했다는 족발은 매진이었다… 조식 안 먹고 눈 뜨자마자 달려왔어야 먹을 수 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아마도 비슷한 국물에 같은..
20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