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bc/bouquin(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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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살아남기 - 아르토 파실린나
그런 다음 흰머리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아돌프 이바르 아르비드손(Adolf Ivar Arwidsson, 1791~1858, 핀란드의 역사가이자 시인)이었다. 아르비드손이 멀리까지 들리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스웨덴 사람이나 러시아 사람이 되지 않고 핀란드인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되려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이 등장하자마자 죽는다. 두둥실 떠오른 그의 영혼은 자유로이 공간을 넘나들면서 현세를 떠돌고, 그와 같은 처지의 다른 영혼들, 네안데르탈인이나 수백년 전의 교황, 심지어 예수님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사회에 현존하는 온갖 정치사회경제적 문제들에 직면해 고민하기도 하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한 할머니의 외로운 삶을 지켜보다 도와주기도 한다. 사후세계에 대처하는 ..
2011.05.24 -
나가사키 - 에릭 파이
나는 성공한 사람들을 사랑한 적이 없다. 그들이 성공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성공의 노리개,눈먼 자아의 노리개가 되기 때문이다. 온갖 대가를 치르고 얻는 자아는 인간의 종말이다. 한 중년 남자의 집 벽장 속에 숨어 일 년 동안 생활한 여자가 발견되었다는,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어이없는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후랑스 작가가 쓴 짧은 글. 책장을 여는 순간부터 한숨도 쉬지않고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고,짧은 팩트만을 가지고 이만큼 사람의 내면을 이야기 하고, 서사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잔잔한 일본영화처럼 이미지가 살아나는 텍스트.그런데 후랑스 사람이 썼다는 게 아이러니. 11.04
2011.05.23 -
행복한 프랑스 책방 - 마르크 레비
우리는 모두 혼자야, 앙투안.여기에서건 파리에서건, 아니 어디에서건 말이야.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뭐든 하지.그래서 이사도 하고 어떻게든 고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거야. 그건 변하지 않아. 지난 여름,이 소설이 원작인 영화,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를 재밌게 봐서 고민할 것 없이 집어든 책인데,다 읽는동안 2010년이 되었다. 보통은 책이 영화보다 재미있게 마련인데,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지 이 책은 그냥 그랬다. 이야기 전개가 왠지 산만하고,이 두 친구의 우정이 어떤 것인지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달까. 그래도 이본의 이야기가 심화된 점이나,에냐라는 새로운 인물을 만날 수 있었던 점은 매력적이었다. 영화 적극 추천. 10.03
2010.03.07 -
싱글맨 -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물론 소수집단도 우리와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똑같지는 않습니다. 자유주의자의 히스테릭한 모습은 아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자유주의자의 생각에 빠지면, 흑인과 스웨덴 사람 사이에 아무 차이도 볼 수 없다고 스스로를 속이게 됩니다... ... . (...) 우리는 소수집단이 보고 행동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소수집단의 결함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소수집단을 좋아하지 않거나 미워한다고 인정하는 것이 가짜 자유주의 감상주의로 우리 감정을 속이는 것보다 낫습니다. 디자이너 톰 포드가 감독하고 콜린 퍼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의 원작이, 200여페이지 남짓하는 작고 가벼운 책 한 권이라는 사실에 혹 하기도 했고, 한 글자 한 글자 모여들며 시작하는 첫 문장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
2010.03.02 -
도서 목록 ver.0114
계속 쌓아두고 못 끝내고 있는 책.런던 스타일 책 읽기_ 닉 혼비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산책_ 빌 브라이슨행복한 프랑스 책방_ 마르크 레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산 책.왕자의 특권_ 아멜리 노통싱글맨_ 크리스토퍼 이셔우드바보들은 다 죽어버려라_ 카를르 아데롤드 그래서 살짞 읽기 시작한 책.싱글맨_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그리고 금방 끝낼 기미가 보이는 책행복한 프랑스 책방_ 마르크 레비 이번 달엔 좀 달려보자.
2010.01.14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공유된 경험이라는 기초 위에서 친밀성은 자라날 기회를 얻는다. 그저 이따금씩 식사를 함께 하면서 생긴 우정은 결코 여행이나 대학에서 형성된 우정의 깊이를 따라갈 수 없다. 정글에서 사자에 놀란 사람들은, 사자에게 잡아먹히지만 않는다면, 그들이 본 것에 의해 단단히 결속 될 것이다. (...)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갑자기 깔깔대는 모습을 보고 괴상하게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라이트모티프의 핵심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 기초가 되는 장면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계속 참조하는 사건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자기 참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행동이 옆줄에 선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캐치아이의 바이블 '우리는 사랑일까'의 저자, 보통이 아닌 남자, 알랭 ..
2009.11.05 -
픽션; - 닉 혼비 外
그 순간 파프는 파프 가설이 거부할 수 없을 만치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은 두려움을 야기한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면 할수록 그를 잃을까봐 더 두려워진다는 것을. (...) 그때 파프는 '파프 가설'보다는 덜 우아하지만 똑같이 진실한 '파프 추론'을 발견했다. 사랑 없이 산다는 것은 수염에 너절한 것들을 달고 다니는 거라는 것을. 라스 파프, 겁나 소심한 아버지이자 남편 by 조지 손더스, 일러스트 by 줄리엣 보다 닉 혼비에 대한 나의 맹신으로 구입하고 바로 다 읽어버림. 11명의 작가와 11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뭔가 부조리극 같기도 한 알 수 없는 글들을 일러스트와 매칭한, 어른동화집 같은 그런 책. 물론 여기 모든 글을 다 좋아할 필요도, 다 좋아할 수도 없었다는 건 미리 고백. 09.08.
2009.08.09 -
도서 목록 ver.0808
마지막으로 다 읽은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_우디 앨런 최근에 구입한 책. 행복한 프랑스 책방_마르크 레비 헉, 아프리카_김영희 픽션;_닉 혼비, 조너선 사프란 포어, 닐 게이먼 외 7인의 작가 최근에 구입했는데 벌써 거진 다 읽어가는 책. 픽션;_닉 혼비, 조너선 사프란 포어, 닐 게이먼 외 7인의 작가 헉, 아프리카_김영희 천천히 읽고 있는 책. 런던스타일 책 읽기_닉 혼비 3개월째 건드려보지도 않은 책.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 산책_빌 브라이슨 닉 혼비에 대한 은근한 맹신이 픽션; 같은 단편집에서는 잘 먹히는데, 런던스타일 책읽기는 자꾸 똑같은 페이지를 다시 읽고 있다. 읽어도 읽어도 새롭게 읽는 느낌이 좋은건가. 행복한 프랑스 책방은, 영화 마이프렌즈, 마이러브의 원작이라 지금 어떤걸..
2009.08.08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 우디 앨런
재판을 받게 된 스텁스는 따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대신 자신이 자기변호를 맡는 쪽을 선택했는데, 변호사 수임료를 놓고 갈등이 생겨 결국 자신에게 악감정을 품게 됐다. (...) 드디어 최종 선고가 내려지던 날, 나도 방청석에 앉아 결과를 지켜보았다. 스텁스는 나이키와 교수형 집행 텔레비전 독점 중계권 계약을 맺고 엄청난 돈을 챙겼으며, 마침내 사형 집행일이 당도하자 정면에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검정 두건을 쓰고 교수대에 올랐다. 우디 앨런의 단편 소설집이라길래, 더 볼 것도 없이 바로 구매해버렸다. 이야기는 짧고,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상상력은 정말 엄청나고, 그가 비꼬고 있는 현실은 적나라하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그가, 앞으로 계속 만들어 낼 영화들에 미리 감탄한다. 09.07.
2009.07.26 -
생물과 무생물 사이 - 후쿠오카 신이치
그 때 뉴욕에는 존재하지만 이곳에는 결여된 것이 뭔지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것은 진동이었다. 거리를 구석구석 뒤덮는 에테르와 같은 진동. (...) 이 진동이야말로 뉴욕을 찾은 사람들을 한결같이 고양시키고 응원하며 어떤 경우에는 자기네 조국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그래서 고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힘의 정체이다. 왜냐하면 이 진동의 음원은 여기에 모이는, 서로를 모르는 사람들의 어딘가 공통된 마음의 소리가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기욤뮈소의 sf러브스토리에 너무 익숙해지는 것 같아, 일부러 장르를 바꿔 도전한 과학에세이. 일본냄새가 나는 작가의 간결한 문체에 반하고, 그의 설명을 알아듣고 있는 내 스스로를 기특해하다. 09.06.
2009.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