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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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전문 블로거.
..가 된 기분이다. 왠지 야근할 땐 블로그가 땡겨. 연장 3일 12시에 퇴근하는 것과, 어느 하루 새벽 6시에 퇴근하는 것 중에, 과연 어떤 것이 더 휘곤할까. 새벽 6시에는 가줘야 어디든 티라도 나지. 이렇게 아몰레몰렏 12시까지 있어봤자, 내 몸만 축난다. 역시 인생은 한 방. 어쩔 수 없이 주말은 다가왔는데, 일거리는 그대로 남아 있고, 주말에도 뭔가 노트북을 들고 나앉아야한다는 사실에, 눈물이 나는 것도 같지만, 사실 난 일단 주말이면 다 좋아. 세상에. 9월 초에 휴가 다녀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음 주엔 10월이 걸친다. 성질 급한 10월이 온다. 9월엔 영화 한 편 못 땡긴채로.
2009.09.25 -
우연히 보게 되었다.
엄마컴퓨터를 쓰다가, 2007년 취업준비 한참 할 때 작성했던 자소서를. 아오 오글오글 손발이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왠지 굉장히 쫄아있는 채로 작성했던 기억인데, 왜 저렇게 밑도 끝도 없이 당당하면서도 어려빠졌는지. 멘트가 정말 나 세상 하나도 몰라요- 하며, 눈 빤짝빤짝 뜨고 있는 그런 느낌이다. 지금이라고 뭐 다르겠냐만서도, 참 나는 때묻지 않은 대학생이었구나. 때묻지 않았으면서도, 자소서는 오지게 못 쓰는 대학생. 아 왠지 옛날에 대학 수시 원서 쓸 때, 엄마아빠한테 자소서 빵꾸맞았던 기억 난다. 그 땐 참 엄마아빠가 무섭게 뭐라하셨었지. 뭐랄까. 그렇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만 쓰는 게 아니란 말이야! 의 느낌? p.s. 오늘 출근길에 아부지와 언니랑 얘기해본 결과, 나의 솔직한 자소서의 진정한 ..
2009.09.21 -
속이 뻥 뚫리는 첫 경험.
고등학교 졸업할 때 양쪽 귀를 하나씩 뚫고, 대학교 들어가서 왼쪽 귀에 구멍 하나를 더 낼때만해도, 엄마아부지 눈 밖에 나는 게 얼마나 ㅎㄷㄷ 했는지 그렇게 신경을 썼(으면서도 멋대로 뚫)었는데. 나의 새로운 어퍼짓걸 유졍을 만났더니, 그녀의 귀에는 피어싱이 뻥뻥뻥뻥뻥뻥. 소심한 귀걸이 구녕과는 차원이 다른 그 있어보임에 왠지 마음이 동해, 멜로디랑 둘이 그렇게 노래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오늘 나도 뻥. 멜로디도 뻥뻥. 왠지 피어싱 같은 건, 패셔너블하고 스타일리쉬한 사람, 혹은 완전 개성있게 생긴 사람한테만 어울린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기에, 언뜻보면 그냥 일반 귀걸이 구녕 하나 더 낸 듯 보이는, 무난한 하얀 큐빅으루다가 뻥. 심하게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래어한 것이 마음에 든다. 사단이..
2009.09.17 -
휴가 막바지, 생각이 많다.
괌까지 가서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놀아제끼고 돌아왔건만, 한국 땅 밟은 지 사흘만에 왠 생각이 그리 많아지는지. 먼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에 관하여. 지금 하는 일이 싫지 않고, 잘하면 재미있기 때문에, 일 이외의 나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리 나쁘지 않다. 난 째뜬 맡은 바 열심히 일을 하고, 일하는 시간 외에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왠지, 그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것이, 결국은 돈을 소비하는 것에서 오는 충족감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순간적으로 깨닫다. 괌에서의 휴가는 '역시 돈이 좋아'라고 느끼게 만들었지만,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며칠의 휴가와 행복함을 산다(buy)는 것이, 과연 나를 진짜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가. 돈 들..
2009.09.12 -
이건 뭐 들여다 볼 틈이 없군.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 블로깅을 하던 지지난 주는, 사실 바쁜 것도 아니었던 거야. 생일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아무 변화 없었던) 내 블로그를 남의 블로그 보듯 눈팅만 하며 지냈다. 정말 블로그란 관심 받는 만큼만 자라나는 무서운 놈일세. 그러나 다음 주는 또 휴가. (/앗싸) 이번 휴가를 위해 3주를 달렸다 쿠궁ㅡ 그러니 이건 뭐 사실 상 휴면 블로그;ㅁ; 기다려 알비백-_-)b
2009.09.04 -
26세 생일.
내 생애 최악의 생일주간이라고 생각했다. 매일매일 연근에 야근을 해도 항상 다음 날이면 또 그렇게 일이 있었다. 생일날 저녁을 어떻게든 온전히 지켜내보려고, 12시가 넘어가는 그 순간에도 사무실에 있었다. 평소에는 생일이 뭣도 아니었는데, 괜히 일 많고 바쁘고 짜증나니까 생일인데 정말 이러기야 라는 마음이 가득 차서, 더욱 큰 스트레스를 낳고. 결국 어제도 8시간 외근한 뒤 사무실에 돌아와서 8시 반까지 일을 하고, 그나마 남은 일을 다음 주로 넘겨버린 뒤에 9시가 되서야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9시부터 11시 59분까지. 나의 남은 생일 그 몇 시간을 함께 해주기 위해 모인 친구들. 대학 동기 갱 동키 영화이 회사 동기 문서 10년친구 쿔 뭐 다들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새로운 사자왕 멤버가 탄생하게..
2009.08.29 -
행복스틱허 중간 결산.
난 오늘 행복했다고 느낀 날마다 다이어리에 스티커를 붙인다. 1월 7개 2월 6개 3월 5개 4월 5개 5월 11개 6월 11개 7월 6개 그리고 8월이 4일 남은 지금, 4개째. 이제보니 7월, 8월의 스티커 개수가 나름 평균치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근 두 달간 계속해서 미친듯이 괴롭다고 느껴왔던 건, 단지 내가 5월, 6월에 너무 행복했기 때문인가. 그래 그 땐 야근도 거의 안했지 /먼산 아아 이것이 바로 상대적 박탈감. 9월엔 꼭 더 행복해져야겠다.
2009.08.26 -
헬스장에 수건을 갖고 다니기 시작했다.
불만제로 이런데서 맨날 찜질방 같은 데 수건 더럽다고 뭐라하니깐, 헬스장에서 나눠주는 수건 쓰기에 좀 찜찜했었다. 근데 한 번은 헬스장에서 자기가 챙겨 온 수건을 쓰는 어떤 뇨자분을 보고, 왠지 유난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딱히 따로 챙겨오진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수건을 챙겨가지고 나왔다. 정말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챙겨왔다. 운동 끝나고 샤워하러 가면 탈의실은 정말 가관도 아니다. 수건으로 머리 말리고, 얼굴 닦고, 몸 닦고, 발까지 닦고, 자칫하다가는 바닥까지 닦을 셈이다. 다 쓴 수건 제대로 치워놓는 사람도 없다. 아 그런데 그 작은 동네 헬스장에서 수건을 빨아봤자 얼마나 깨끗하게 빨겠어;ㅁ; 그런데 어제는 심지어, 수건을 샤워실 바닥에 처.덕.처.덕. 깔아놓은 아줌마를 봤다. 그 분은 샤..
2009.08.25 -
야근의 아이러니.
분명히 일을 하려고 남아 있는건데, 이상하게 남아 있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 연근이 야근이 되고 야근이 철야가 되는, 그런 아이러니한 시스템. 앉아 있는 시간은 긴데, 일의 양은 언제나 그대로. 아 계획대로라면 지금 나가야 되는데, 어째서 난 아직도 여기에.
2009.08.24 -
내숭 떠는 건.
타고나지도 못 했을 뿐더러, 내 전공도 아니라고. 췌엣. 뭐 이렇게 어렵고 복잡해. 그냥 되는대로 사는거지. 어떻게, 나의 지난 1년 생활이, 가장 최근 몇 개월에 일어난 굴삭기 스러운 일들을 10분만에 브리핑하는 것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단 말이냐. 인간은, 너무 오래 살아. 하루살이처럼 살고 싶다.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