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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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지로의 여름
언젠가 아부지랑 집에서 비디오인지 디비디인지로 빌려봤던 기억이 얼핏 있는데,절대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나서, 마침 뽕삐두 센터에서 키타노타케시 시즌이었던지라,레쎄빠쎄카드도 이용할 겸 뽕삐두에서 상영해주는 기쿠지로의 여름을 봤다. #.까르띠에미술관에서 봤던 키타노타케시의 gosse de peintre 전시가 새삼 생각나면서, 그의 싸이코 같으면서 심형래 슬랩스틱스러우면서 난데없는 개그코드가 참 신선했다. #.연기를 잘 하는 건 아닌데 참 열심히 하는 애기주인공이 너무 귀여웠고,그 애기 이름이 기쿠지로가 아니어서 놀랬다. #.그리고 영화 내내 맴도는 타이틀 summer.유튜브에서 검색하니까 온갖 사람들이 피아노로 열심히들 쳤던데,작곡가 Joe Hisaishi 의 라이브 연주가 참 깔끔하니 좋더라. 23/..
2010.05.19 -
L'arnacoeur
L'arnacoeur 라'아ㅎ나꿰ㅎ 사기꾼이 불어로 아ㅎ나꿰ㅎarnaqueur 인데,여기서는 queur 대신에 마음, 심장이란 뜻의 coeur를 쓴다. 사랑 가지고 사기쳐서 벌어먹는 한 남자가,사기치려던 여자와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는, 왠지 뻔하지만 그럴듯한 코믹러브스토리. 후랑스 사람들은 박장대소 하고 웃는 부분에서,나는 도무지 웃을 수가 없었던건, 영화의 코믹 캐릭터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매형역할의 배우의 언행을,내가 따라가며 이해하기가 약간 어려웠기 때문인데, 그걸 제외하면 영화는 귀엽게 흘러가는 편이다. 게다가 놀라운 건, 첫째, 여자 마음 훔치는 매력남 역할의 주인공 로맹 듀리스Roman Duris가,절대 내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작고 마르고 어깨좁은 후랑스남자여서 안 와닿았다는 것. 둘째,그런데..
2010.05.03 -
인 디 에어
조지클루니,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남좌. #. 조지 클루니도 조지 클루니지만,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감각적인 오프닝크레딧이 이 영화 괜찮다고 말해주는 느낌. 영화 보면서 '아 과연 이 장면들 네이버에서 사진 구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당당하게 네이버 영화포토에 들어있더라. /감사 #.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고 주창하는 중년남성과, 들러붙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 쏘쿨한 중년여성, 월드와이드웹 온라인 세대의 휴머니스트 스물셋 어린이. 등장인물 라인이 얼추 좌충우들 로맨틱 코미디 쯤 될 것 같은데, 막상 들여다보니, 인간관계(가족, 연인, 혹은 나를 해고하겠다고 찾아온 생판 남과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함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로맨틱+..
2010.03.15 -
프롬 파리 위드 러브
본 얼티메이텀에서 맷 데이먼이 보여주는 맨몸 액션까지는 아니더라도, 테이큰에서 리암 니슨이 보여준 진짜 아플 것 같은 펀치 정도의 통쾌함은 있을 줄 알았는데;ㅁ; #. 이 영화에서 내게 유일한 기쁨이 되어 준 마여수씨! 튜더스에서 헨리왕으로 열연하며 뭇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님께서, 주프랑스미국대사관의 인텔리 비서이자 비밀첩보요원으로 등장해주심;ㅁ;)/♡ 존 트라볼타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득템, 앗싸. #. 중대임무를 수행하는 비밀첩보요원이 되고 싶은 마여수씨가, 우연한 기회에 터프한 상급요원 존 트라볼타씨를 만나 벌이는 우여곡절 총격 액션 드라마 랄까;; 앞뒤 내용 다 짜르고 다짜고짜 총격액션을 주구장창 쏘아대는 이 스피디한 전개라니. 허무맹랑하긴 하지만, 나름 선택과 ..
2010.03.15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바타도 그렇고 앨리스도 그렇고,나 3D로 이만큼 만들 수 있어요- 라고 자랑하자는 것도 아니고 이 뭐임. #.하필이면 이번 주 씨네21의 앨리스 기획기사를 살짝 엿본 탓에, 팀 버튼이 2D로 찍은 뒤 3D로 바꾸는 게 뭐 어때서- 라고 역설했다는 사실과,이 영화의 평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버리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선입견을 가득 안고 보게 되었음은 인정. 그러나 역시, 2D로 보는 게 오히려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3D 안경을 쓰면 명도가 약 -50으로 떨어지는 느낌? 물론 19세의 앨리스가 다시 찾은 원더랜드가,오리지널과 달리 팀 버튼 특유의 황폐하고 황량하고 음울한 느낌이란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너무 화면이 어두워서 답답했다. 2D로 봤으면 그 음울한 분위기 속..
2010.03.07 -
밀크
계속 되는 사랑영화가 살짝 물리려고 하는 시점에 딱 맞춰 나타난 영화 밀크. 블루컬러와 숀 펜의 환한 웃음이 어우러진 포스터가 말캉말캉해보여도, 이 영화, 전혀 만만하지가 않았다. #. 예고편을 봤을 땐, 아아 미국 최초 게이 시의원이 탄생하는 내용이구나- 싶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아아 이건 대체 뭔가 싶다. #. 첫 인상. 말투와 목소리 표정, 손짓 하나하나 정말 뼈속까지 게이같은 숀 펜의 연기가, 정말 너무 자연스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그런 느낌.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영화 앞머리부터 덜컥 들어와버린 하비, 제임스 프랭코♡ 그 러블리한 미소와 눈웃음이라면 전미(全美)게이가 몰려들만도 하지. 하비를 향한 밀크의 사라지지 않는, 사라지지 않을 그 감정과, 옆에서, 혹은 뒤에서 언제나 지켜봐..
2010.03.02 -
어웨이 위 고
영화포스터를 봤을 때부터 난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 #. 두 남녀가 자신들의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퍼펙트한 거처를 찾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라길래, 무전여행 컨셉으로 세계일주라도 하는 그런 느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여정은 내 생각보다는 짧았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굉장히 길고 복잡한 나날들이었으리라. 원래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란, 소요시간이 길든 짧든 나름의 감정굴곡이 심하게 마련이니까. #. 아 이 남자, 너무 완벽하다. 사실 완벽하다고 말하기엔 뭔가 좀 허술해 보이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너무 완벽하다. 일반적인 개념도 똑바로 박혀있고, 사랑하는 여자 말도 예쁘게 잘 듣고, 부모님 덕은 못 보지만 여튼 있는 집 자식이고, 유머감각이 끝내준다! 나는 유머사..
2010.02.23 -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조소땡이 재밌다고 해서 갑자기 기대하고 보게 됐는데, 으하하하하 정말 느므느므 재밌었음;ㅁ;)/ #. 애니메이션 영화가 좋은 이유는 간단하다. 상상력이 영화에 그대로 발현되는 것이 가능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완벽하며, 재미있으니까! 픽사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살짝 한정지어야 하겠지만, 멘트 하나하나 버리고 싶지 않은 그 돋보이는 유머감각이, 바로 내가 애니메이션을 찾는 이유! #. 이 영화 은근히 여러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 하는데, - 부자지간 - 우매한 군중 - 음식물쓰레기 - 외모지상주의 - 연애 못 해본 남자 - 과거 명성에의 집착 - 도덕성이 결여 된 사리사욕 - 사회적 성공과 남에게 인정받는 지위 뭐 이정도랄까. 이 모든 걸 뒤죽박죽 버무려서 속이 꽉 찬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게 대단함. #..
2010.02.23 -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 + 송강호 + 잘 생긴 강동원 = 짠 하면서, 살짝 귀엽고, 재미있는데, 어딘가 잔인한 그 느낌. #.하악.일단 송강호보다는 강동원;ㅁ; 대체 왜 늑대의 유혹 같은 걸로 뜨셔가지고,그 잘난 얼굴에 뒤떨어지지 않는 연기력을 내가 여지껏 몰라뵙게 만드셨나요;ㅁ; 완전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목소리에,저 화려한 이목구비라니! 영화가 무슨 영상화보도 아니고;ㅁ;)/♡ #.하하 흥분을 가라앉히고 먼저, 이건 절대 대치관계에 있었던 두 사람이 친해지는 이야기. 영화는 영화다에서 봤던 것 같은, 절묘한 타이밍에서 터지는, 일상 속에 폭 파묻혀 꽤나 사실적인, 자잘한 유머들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역시,영화는 영화다에서 봤던 것 같은, 두 주인공 사이의 발전되어 가는 감정 따위에는..
2010.02.10 -
파라노말 액티비티
괜히 봤어, 괜히 공포영환데 보겠다고 했어;ㅁ; #.처음엔 무슨 연애학보고를 위한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 왜 남자는 여자의 말을 저렇게 지지리도 안 듣는가- 왜 남자는 해결하지도 못 할 일을 해결하겠다고 큰 소리치는가- 왜 남자는 하다하다 안 되면 결국 모든 상황을 여자 탓으로 돌리는가 물론 매번 뭔가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날 때마다,마치 거미나, 쥐, 바퀴벌레 같은 게 나왔을 때, 속으로는 자기도 싫을거면서,남자라서 담대하게 뛰쳐나가서 뭐든 때려잡아야 하는 입장이,약간은 안쓰럽기도 했다. 하지만,야 이놈아 니가 진작에 여친님 말씀 좀 작작 잘 들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거 아니야;ㅁ; 이건 뭐 남친이 완전 초딩임-_- #.이렇게 애원하는데 말 좀 들어라;ㅁ; #.보통 영화가 너무 무섭다 싶으면, ..
201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