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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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
원작 행복한 프랑스 책방. 씨네큐브가 8월 말이면 문을 닫는 마당에, 이런 영화들이 언제 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바로 내달려가서 봤다. #. 장소는 런던이지만 완벽한 후랑스 영화. 쉘위키스에 이어 정말 후랑스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본인의 베스트후렌드와 함께 보면 공감 120%를 끌어낼 수 있다능. #.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어서 좋았다. 두 주인공의 상반되는 캐릭터가 베프라는 이름 하에 얼추 어우러지고, 개성 넘치는 매력을 가진 후랑스 여인들까지. 각자의 이야기가 탱글탱글 살아있어서, 원작을 꼭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불끈불끈. #. 이미 형성되어 있는 커뮤니티에 끼어들게 될 때 받는 소외감은, 꼭 다수의 그룹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일대일의 대인관계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
2009.08.16 -
업
이 영화가 개봉하기를 내 얼마나 기다렸던고! #. 픽사&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한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다. 스토리나 영상이 끝내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어쩜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이리도 완벽하단 말인가! #. 울 아버지도 강력 추천하셨다. 이건 애들용이 아니라 어른용이라면서. 아버지 영화감상평 스포일러 지수가 완전 높으니 영화 볼 사람은 조심. #. 집을 지키기 위해 집을 타고 떠났다. 너무너무 웃겨 죽을 것 같은 해피엔딩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왠지 슬픈 느낌. 내 안의 것들을 버리지 않고 평생 쟁여두기에는, 살면서 새롭게 들여놔야할 것들을 너무나 많이 마주친다. 시기를 놓치지 않는 빠른 결단력이 현재를 살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 맞이한 현재를 열심히 사는 것이 놓아버린 과거에 대..
2009.08.07 -
레인
#. 원제 Parlez-moi de la pluie. tell me about the rain. 타인의 취향 아네스 자우이 감독. 그러나 사실 난 타인의 취향을 못 봤다는거. 그래도 왠지 믿고 봤다. 사실 타인의 취향에 대한 괜한 믿음보다도, 자멜 드부즈에 대한 기대? 그러나 마지막엔 아네스 자우이에 빠져버렸다. 예쁘다기 보다는 오히려 정말 좀 억척스러운데가 있어보이는, 드센 얼굴인데도 보고 있자니 굉장히 매력있다. #. 아무도 웃기려고 하지 않고, 다들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게 그 자체로 너무 개그인,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 하지만 왠지 슬프다. 어쩌면 여기서 그려 낸 삶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을수도. 난 항상 인생이 편안하려면, '가정', '일', '사랑'의 삼박자..
2009.07.26 -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 올해 보는 2편은 무조건 1편보다 구리겠다는 속셈인가. 도대체 영화의 한계를 어디서 뭘로 뛰어넘었다는거냐. 트랜스포머 영화가 가지고 있던, 참신함, 화려함 그리고 센스오브유머. 다 어디갔냔 말이다. #. 일단 두 마리 이상 엉겨붙어 싸우면 누가 뭘 어떻게 하고 있는건지 알아볼 길이 없어. #. 그리고 재미없는 미국 영화의 베이직 코스를 완성. 그 첫번째. 전세계를 구원해 줄 것만 같은 미국 군인들이 뻥뻥 터뜨려주기. 두번째.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규범이나 규율 내지는 돈만 따지는 답답한 윗사람 출현. 곧 아랫사람들이 똘똘 뭉쳐서 은근히 뒤통수 친다. 세번째. 난데없는 인류의 역사와 뭐시기 등등 온갖 히스토리 구구절절 설명하기. 네번째.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훈적인 러브스토리. 다섯번째. 완전 죽었..
2009.07.18 -
쉘 위 키스
#. 먼저, 우리나라 제목과 포스터 때문에 원작의 느낌을 상실한 이 영화에게 조의를 표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영화 원제 및 포스터를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려는, 지속가능한 translate 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 un baiser, s'il vous plaît a kiss, please 키스해도 될까요. 저 장난스러우면서도 섹슈얼하면서도 진지한 느낌을 멋대로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버리지 말란 말이다. 이거봐 똑같잖아;ㅁ; 뭔가 이런 류의 영화 포스터를 만들어 주는 대행사가 있는걸까. 마치 두 커플의 귀여운 사랑이야기를 해줄 것만 같잖아. #. 후랑스 배경, 후랑스 사람, 후랑스 말. 온통 후랑스 냄새 폴폴 풍기는데, 심지어 내용조차 매우 후랑쎄즈하다. 정말 후랑스인만의 느낌으로 풀어낼 수 있는..
2009.07.18 -
잘 알지도 못하면서
#. 내 인생 처음으로 보는 홍상수 영화. 여자가 나이가 들 수록 홍상수 영화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는데, 역시 그의 다른 영화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에 딱딱 들어맞는 환상의 캐스팅! 1) 엄지원은 히스테릭하고 뭔가 자학하는 듯한 느낌. 2) 공형진은 어딘가 내재된 열등의식을 부정하고, 자신이 처한 현실이 이상적이라고 믿고 살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 3) 나로서는 이해불가능한 4차원 캐릭터 정유미. 4) 유준상은 뭔가 집중력 장애가 있는 듯 산만하고, 열린 사람인 척 하지만 사실은 보수적인, 보수적이기라기보다도 위선적인. 5)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아주 전형적인, 내 아내에게 헌신하면서도 자기 만족할 건 다 챙기는 코리안허즈밴드 문..
2009.07.18 -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 내가 극장에서 터미네이터를 본 적이 있었던가. The End Begins 이라 그런지, 내가 본 아놀드 아저씨의 1탄, 2탄과 뭔가 동떨어진 느낌, 터미네이터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봐도 무관한 그런 느낌이었다. 오히려 매트릭스 속편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을 법도 하다. 영화가 주는 컬러감 자체도 굉장히 비슷하고, 기계 몰래 숨어 살고 있는 레지스탕스 라는 설정도 비슷하다. #. 사실 나의 목적은 크리스찬 베일에게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의 역할이 별 거 없어서 실망했다. 뭐 이건 배트맨 목소리로 방송하는 거 말고는 그닥 하는 일이 없어. 대신 발견한 진국. 꺅 오빠 어딨다 이제 왔어요. 완전 듬직해 보이는 샘 워싱턴. 의리있어. #. 터미네이터 스토리는 조금만 따져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논리지만..
2009.07.04 -
거북이 달린다
#. 포스터에서 받는 과격한 느낌과는 달리, 실제 영화는 왠지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 나는 송강호가 좋다. 살인의 추억, 박쥐, 놈놈놈, 복수는 나의 것, 괴물, 우아한 세계. 어떤 영화에서 어떤 배역을 맡든 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낼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에 송강호만이 할 수 있는 뭔가를 녹여내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 배우 김윤석. 김윤석도 송강호 같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배우가 될까. 이미 여러 매체에서 그는 송강호와 함께 다루어지곤 했다. 그에게서 받는 여러가지 느낌을 자꾸만 송강호랑 매치하게 되는 게, 나만 그런 건 아니었나보다. 여튼지간에 참 연기를 맛깔나게 해냈다. #. 배우 정경호. 왜 정경호를 썼을까 백번 생각해봤는데, 딱히 그 역할을 대신할 다른 사람이 생각나..
2009.07.04 -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먼저, 내 블로그 영화포스트의 그 첫번째를 이 놈이 장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기분이 상함을 밝혀두는 바이다. #. 박물관이 살아있다 1편은 진짜 웃긴다. 소재도 참신하고, 주인공의 고군분투 전개도 스피디하고, 박물관 아이템들도 나름 귀엽고, 스토리도 짜임새있다. #. 박물관이 살아있다 2편은 1초도 안 웃긴다. 자기 사업 잘 하고 돈 잘 벌면서 멀쩡히 잘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괜히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김질 시키려고 애쓰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지상 최대의 박물관에서 오만가지 것들이 다 살아나서, 이야기만 괜히 산만하게 만들고. 러브스토리 라인은 감동도 없고. 무엇보다 말이 너무 많아. 제발 선택과 집중 하란 말이다. #. 미국코미디 영화는 정말 모 아니면 도다. #. 헤어지고 싶은 연인들에게..
2009.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