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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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오다기리죠를 마이웨이가 아닌, 전형적인 일본영화에서 만나고 싶다는 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였다. 그런 내게 부끄럽게도 너무나 많은 감동을 선사한 이 영화는, 감히 2012년 내가 본 영화 top 5 안에 들리라 자신한다. #. 양쪽에서 달려오는 신칸센 열차 두 대가 교차하는 그 순간, 소원을 빌면 그대로 기적이 일어난다. 이토록 어린아이 같은 믿음 하나가, 주인공 아이를 얼마나 먼 곳까지 이끌어가던지. #. 아이들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은, 그냥 보기만해도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사랑스럽지만, 사실, 어린아이들이 이미 다 커버린 우리 같은 어른들을 웃게 만드는 힘은, 그들의 순진무구함 속에, 어른의 그것보다도 더 솔직하고 더 객관적인 통찰력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이 영화는, 너무나도 ..
2012.01.14 -
내가 사는 피부
#. 내가 사는 피부라니, 이것이 왠 어법에 맞는 듯 안 맞는 듯 불편한 제목이란 말인가. 그러나 안토니오 반데라스라면 봐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이유로 선택. #. 요새 내가 보는 영화들은 왜 이렇게 불친절하신지들 모르겠다.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밑도 끝도 없이 풀어내는 스타일. 마치 주어 생략하고 서술어만 내뱉는 우리 어무이 스타일과도 같다 ㅎㅎ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감 잡기가 어렵다. 도대체 이것이 성형의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의사님의 부정한 이야기가 될 건지, 뭔가 아픔이 있는 여자를 새 피부로 덮어주는 로맨스가 될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 한 가지 확실한 건, 여자는 갇혀있고, 남자는 가둬두고 있다는 것. 여자는 남자에게 대담하게 다가서려 하고, 남자는 왠일인지 지켜보려고만 할 뿐..
2012.01.09 -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 미션임파서블. 2편인가 3편에 엄청 실망한 이후로 아무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 역시 펑펑 터지는 액션물 답게 시작부터 막 급박하게 뛰댕기는 전개 펼쳐 주신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델 같은 언니가 처음부터 나와주시니 눈이 제대로 호강. 찾아보니 Léa seydoux라는 후랑스 배우인데 왠일인지 내가 본 작품은 하나도 없네. 후랑스 배우 언니들 (이라고 하기에 레아씨는 85..) 미모는 알아줘야함. 그리고 오프닝크레딧 올라가는데, 톰 크루즈 프로덕션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감독이름이 난데없어서 좀 놀랐다. 나 정말 이 영화에 아무 관심이 없었구나 싶을만큼 ㅎㅎ 브래드 버드 감독 이 분도 찾아보니 라따뚜이랑 심슨, 인크레더블까지, 애니메이숑에서 날리시는 분이셨다. 다 내가 좋아..
2011.12.18 -
샤하다
#.샤하다- 나는 알라 이외에 신이 없음을 증언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무슬림이 된다고 한다.알라의 가르침 안에서 코란을 공부하며,어떻게보면 참으로 금욕적이고 절제된 삶을 사는 사람들. 독일-아프간 영화감독 부란 쿠바니Burhan Qurbani의 영화 샤하다는,독일 베를린에서 자란 이슬람 교도 젊은세대가 어떤 갈등을 겪는지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은 바벨이나 또 뭔 영화가 있더라..여튼, 그런 류의 영화들처럼,묘하게 서로 관계가 얽혀있다. 이 사람이 아는 저 사람은 그 사람이랑 같은 데서 일하는데 그 사람의 친구가 이 사람인 그런 관계. 초반엔 그런 설정이 좀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으나, 파리의 그 많은 한국 사람도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인데,베를린의 이슬람 교도 커뮤니티라고 뭐 그렇게 다를까- ..
2011.01.31 -
이븐 더 레인
#.포스터만 봤을 땐 이게 뭐 전쟁영화인지 종교영화인지 알 길이 없었는데,어디선가 호평을 한 글을 읽고 낼름 봤다. 근데 완전 기대 이상,아주그냥 눈물콧물 질질 흘리면서 나왔네. #.영화의 배경은 2000년 볼리비아. 콜럼버스와 스페인 정복군 시대에 존재했던 원주민들의 영웅 하투에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볼리비아로 촬영팀과 배우들을 끌고 온 감독 세바스티앙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과,그의 든든한 동료이자 제작자인 코스타루이스 토사가, 하필이면 민중의 소리, 선봉장에 서 있는 다니엘을 주인공 하투에이로 써버리는 바람에,볼리비아 물전쟁이 터짐과 동시에 그 사건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어버리는, 그런 내용이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씨. 왠지 어디서 본 것 같다고 생각했더니만,수면의 과학에 나오신 분이시라고...
2011.01.23 -
베리드
#.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가 처음 이 영화 시나리오를 들고 헐리우드 문을 두드렸을 때, 러닝타임 내내 관 속에 틀어박힌 남자 말고는 보여주는 게 없다니 뭐 어쩌쟈는 거냐며 거절당했었다고, 그런 얘기를 어디서 줏어들은 적이 있었는데, 라이언레이놀즈가 기적적으로 오케이를 해주셨다는 뭐 그런거였던 듯. 그래서 궁금했다. 그래, 뭐 어쩌자는건데? #. 한 시간 반 동안 영화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 있을 수 있는 비좁은 공간만을 보여주지만, 앵간한 블록버스터 스릴러 액션 영화보다 훨씬 더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물론 흥미진진하다고 하기엔 불쌍한 주인공에게 좀 못 할 말 같기도 하고;ㅁ; #. 과연 어떤 요소가 이렇게 미칠듯한 긴장감을 부여하느냐 하면, 바로 인간이다. 그가 속해 있던 사회의 사람들, 그를..
2011.01.23 -
아이 엠 러브
#.개봉했을 때 놓쳤는데 마침 요새 재상영해줘서 운 좋게 보게 된 영화. 틸다 스윈튼이 '나는 이태리 여자가 되어야 했다'고 되뇌이는 예고편의 한 마디에,왠지 꽂혀서는 이건 꼭 봐야해- 했었더랬다. 게다가 벤자민버튼에서 케이트 블란쳇과 틸다 스윈튼이 구분 안 가던 그 때,나니아연대기에서 히스테리컬한 새하얀 그녀를 보았던 그 때,그런 작은 기억들 하나하나 떠올리며, 이번에야말로 그녀를 제대로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더랬다. #.감각적이다. 고백하자면, 어떤 영화가 참 감각적이다라고 할 수 있는지 잘 몰랐다.명확한 기준도 없고, 대체 무슨 감각을 어떻게 꼬집으면 그게 감각적인건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 영화,매우 감각적이다. #.마치 이태리 명화를 보고 있는 듯 한땀한땀 정성들인 장면들이 눈을 자극한다. 어찌 보면..
2011.01.16 -
마루 밑 아리에티
#.간만의 지브리 작품.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개봉했던 것 같은데,여기서는 개봉한 지 아직 몇 주 되지도 않았다. 이럴 땐 좀 아쉽단 말이지.모조리 다 내가 먼저 보고싶어! #.낼 모레 수술을 앞둔 연약한 소년 쇼우와,내 가족의 안위와 나아가 종족의 앞날까지 걱정해야하는 아리에티. 남자애는 오미터만 달려도 숨이차오르는, 가슴을 헉 쥐고 쓰러질 것만 같은, 연약한데다,함께하는 가족도 없고, 물론 초 인자하고 인간적인 할머니가 계시지만, 여튼 외로운 왕자님 캐릭터. 반면 아리에티는 오미터고 백미터고 못 달려서 안달 난 액티브함과,엄마아부지 사랑 담뿍 받고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란 밝은 성격을 가진 모험가 스타일. 둘의 만남이 말 그대로 서사적으로 그려진 애니메이숑. #.우리 사는 집 마루 밑에 저런 쪼마난 인..
2011.01.16 -
썸웨어
#. 난생 처음 혼자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가, 아마도 대학교 1학년 때 종로 베니건스 위에 있었던, 이제는 사라진, 씨네코아에서 보았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였다. 잔잔한 독백 같은 영화. 불투명한 불빛들이 아른거리는 영화. 콕 찝어 이야기해주진 않지만, 아주 조용하게 나에게 말을 거는 영화. 그 때의 기억이 나름 선명하여, 그녀의 새 영화를 망설임 없이 선택했고, 이번에도 그녀는 마치 그 때처럼 나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 헐리웃배우 아버지와 열한살배기 딸내미가 보내는 비터스윗한 일종의 휴가. 이 부녀 사이에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간극을 메꾸어주는 엄청난 일이 벌어져서, 부녀가 얼싸안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거나 하는 그런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냥 둘이서, 게임..
2011.01.12 -
투어리스트
#.타인의 삶의 감독 플로리안 헨켈(이하중략) 님과,조니 뎁이라고 하니깐, 바로 선택. 졸리언니는 옵션.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는 졸리언니가,왠지 억울한 표정의 순진한 조니 뎁을 작정하고 꼬셔서,우여곡절 사고만발 에피소드를 겪는 이야기인데. 전반적으로는 아주 참신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평범하지도 않으면서,영화가 적당히 귀염귀염하다. 게다가 파리에서 시작해서 베니스에서 끝나는 세트 아닌 세트 배경과,졸리언니와 조니 뎁이라는 화려한 출연진이 있으니, 볼 거리만으로도 이미 별 두 개 먹고 시작. #.졸리언니는 그냥 걸어만다녀도 길거리에 있는 모든 남자들이 침을 겔겔 흘리며 돌아보게 되는,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팜므파탈 유혹녀이시라 늘상 꼿꼿하고 도도한 자세를 유지한다. 반면 조니 뎁은 왠일인지 시종일관..
201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