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19)
-
건축학개론
#. 하도 다들 옛사랑이 생각이 나네 감수성이 돋네 소주가 땡기네 난리들을 치길래, 나중에 애 셋 정도 놓고나서 옛 사랑 얘기에 눈 하나 꿈쩍 안 할 수 있을만큼의, 그런 아줌마 포스로 무장됐을 때에나 보려고 했는데, 그냥 아무때나 볼 걸 그랬납다. 나한텐 뭐 그닥 별 감흥 없이 그냥 웃겼음. #. 어느 날 첫사랑 그녀가 15년만에 갑자기 나타나 제주도에 집 좀 지어달라칸다. 근데 갑자기 나타나서는 말하는 뽄새도 영 틱틱대는게 싸가지도 없고 해서, 아무리 한가인이고 첫사랑이지만서도 별로 안 반가워할 줄 알았는데, 엄태웅씨가 은근히 이 재회에 큰 의미 두신다는 게 문제.#. 그도 그럴것이, 배수지고 한가인이고 이건 뭐 말도 안 되는 미녀를 만나 사랑에 빠져, 잡힐 듯 말듯 가까운 듯 아닌 듯한 그런 사이를..
2012.05.01 -
언터쳐블 : 1%의 우정
#. 후랑스 영화가 이렇게까지 회자된 적이 있었던가. 우리나라며 후랑스며 여기저기서 봤다는 사람들은 다 나에게 난리를 치며 강추한 영화.#. 절도죄로 6개월간 감방살이를 한 뒤, 생활보조금으로 간간이 생활하는 드리스. 누구보다 자신의 가족들을 생각하지만 경제적, 환경적인 압박에서 벗어날 재간이 없다.사고로 인해 목 아래 신체의 모든 감각과 움직임을 잃어버린 왕 갑부 필립.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잃은 그에게는, 이전부터 누려왔던 부유한 상류층 생활을 이어가는 지루한 나날 속에서, 그나마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펜팔 여자친구만이 낙일 뿐이다.#. 살아 온 배경부터 즐겨 듣는 음악까지 어느 하나 일치하는 구석이 없는 이 두 남자가 만나, 서로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
2012.04.06 -
디센던트
#. 조지 클루니라는 이유만으로 월차를 감행해가며 보러 갔던 영화. 그리고 결과는, 조지 클루니 이펙트 x 1.5 정도의 감동#. 영화는 해맑은 표정을 한 채 바람을 맞으며 보트를 타고 달리는 여인과 함께 시작한다. 남자가 아내의 빈 자리를 앞에 둔 채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기에, 그 행복해 보이는 순간이 어찌나 불안하게 느껴지던지. #. 그리고 영화는 바로 조지 클루니에게로 이동, 보트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의 병상을 지키는 와중에도 서류더미에 쌓여있는, 하와이안 셔츠가 무색하게도 어딘가 삶에 쩔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탁 중인 하와이의 땅을 팔아버리고 돈을 벌어들일 기대에 부푼 일가친척들 사이에서, 한참을 정신없이 일 이야기로 보내다가도 갑자기 아내 생각이 떠올라버리는 순간이 ..
2012.04.02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게리 올드만이 너무 올드맨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58년생이시라고 하니 새삼 놀랍지도 않은 그의 올드맨 연기가 일품. #. 원작자는 존 르 카레. 그의 다른 작품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읽은 게 작년이었던가. 그러고보니 두 작품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통된 특징이라면, 1)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갖다 붙이지 않는 전개 2)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조용하고 무거운 기운 3) 화려한 액션의 첩보 스파이물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에서 계속되는 긴장감. #. 등장인물이 꽤 많은데,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감과 동시에, 등장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팅테솔스 역시 책을 좀 먼저 읽어보는 게 좋았을 법 하다. 게다가 우리의 올드맨, 전직 스파이 스마일리씨는 말이 많으..
2012.03.14 -
디스 민즈 워
#. 포스터랑 리즈위더스푼 한국 왔다는 기사만 봤을 뿐, 애초에 별로 볼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게 된 영화. 포스터를 보고 상상했던 어떤 것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는데, 뭐 나름 나쁘지 않아서 생각없이 웃으며 봤다. #. 영화의 시작부분은 사실 좀 실망스러웠다. 첫째, 뭔가 대사들..이라기 보다 자막내용..이 왠지 좀 싼티나는 것 같아서. 뭔가 주인공들이 디게 누가 봐도 반할 만한 멋쟁이이라서, 막 은근하게 꼬시는 대사들에 사르륵 녹아내리고 그래야 되는데, 그러기엔 어딘가 덜 떨어졌달까-_- 뭔가 이건 어설프게 멋있는 남자 주인공 두 명을 앞세워, 섹시하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은 코미디 액션물을 만들려는 것인가- 하고, 순간적인 분노가 치솟을 뻔 함. 둘째, 어딘가 화질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서. (..
2012.03.05 -
웰컴 투 마이 하트
#. 원제는 웰컴 투 더 라일리스, 라일리씨네 온 것을 환영합니다. 감히 벨라님을 몰라뵙고 생각없이 막 빠져들었던 영화. 벨라인 줄 알았으면 아마도 자꾸 뱀파이어 생각났겠지. #. 사고로 딸을 잃은 이후 한 번도 집 밖을 나선 적이 없는 아내와, 겉으로만 멀쩡한 관계를 계속해 온 중년 사업가 더그. 내연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나마 유지되고 있던 가정의 평온함마저 흔들리고, 출장으로 떠난 뉴올리언스에서 우연히 자기 딸 뻘인 스트립걸 말로리를 만나게 되면서, 그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게 된다. #. 언제 어디서부터 자기의 인생이 꼬였는지 알 생각도 없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막 살아제끼고 있는 말로리는, 갑자기 자기 인생에 나타난 더그가 불편하고 낯설지만, 자기의 겉모습과 드러나는 행동만 보지 않고, 어쩌면..
2012.02.26 -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 최민식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자꾸 괜찮은 영화만 골라하시니, 이건 뭐 피할 수가 없다능. #. 머리부터 발끝까지 80년대 간지가 좔좔 흐르는 영화. 특히 최민식과 하정우의 콜라보레이션이 전성기에 이르렀을 때 즈음엔, 화면 때깔도, 브금도 영락없는 80년대. #. 가진 거라고는 최씨 가문 족보와 말빨, 그리고 근자감 뿐인 뱀 같은 남자 최익현.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검사도 변호사도 경찰도 공무원도 건달도, 모두 자기 잇속 차리면서 살아남는 나쁜놈들 전성시대였기 때문. 건달세계에 듣보잡처럼 나타난 그가 은근히 찬밥 취급 당하면서도, 10억짜리 전화번호부 손에 쥐고 떵떵거릴 수 있었던 건, 그 망할놈의 '시국'이라는 걸 읽고 활용할 줄 아는 눈치와 잔머리가 있었기 때문. 그러니 그의 거침없는 행..
2012.02.08 -
해피 피트 2
#. 어릴 때부터 디즈니만화나 사운드오브뮤직 같은 걸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뮤지컬처럼 노래와 춤이 뒤섞인 이런 류의 영화에 유독 약하다는 것은 인정. 그러나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속설을 무색하게 만든 해피 피트 2는 가히 최고였음. #. 시작 1초만에 치고 나오는 미친듯한 리듬감의 노래와 춤. 그리고 황제펭귄들의 귀여움 폭발. 이야기의 전개와 춤과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처음부터 끝까지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 #.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 역시 영화에 즐거움을 더했다. 펭귄들 사이에서 날기 신공으로 신격화 된 귀여운 사기꾼 바다오리 스벤.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등장해, 주인공인 멈블-에릭 부자 간의 갈등 상황에 은근히 긴장감을 더해주면서도, 이야기 전개에 나름..
2012.02.05 -
장화 신은 고양이
#. 고양이 특유의 귀여움이 폭발한다고 칭찬이 자자해서, 은근히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지만 나름 재밌음-_- #. 물론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가 매력있기는 하다. 잔뜩 폼을 잡는 그 표정, 포즈, 목소리와 상반되는 귀여움이 어우러진 매력. 근데 사실 주연급으로 나올 정도로 이쁘게 생긴 것 같진 않음-_- 슈렉에서 잠깐 잠깐 나올 때는 귀엽게 생긴 줄 알았는데, 사실 주연으로 출연하는 걸 보고 있자니 어딘가 부족함 ㅋㅋㅋ 애니 캐릭터를 너무 진지하게 평가하나.. #. 사실 슈렉 때부터 이미 이쁜 그림체가 아니었으니 이제 와 기대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계란도 그렇고 고양이들도 그렇고 생긴 게 별로 귀엽지가 않음 ㅠㅗㅠ 그나마 계란이 쫄쫄이 옷 입고 나올 때는 좀 웃겼네. #. 물론 잭과 콩나무 이..
2012.02.05 -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미국)
#. 후랑스에서 스웨덴판 예고편을 봤을 때는, 보기만해도 너무 무섭고 왠지 기분 나쁜 영화인것 같고, 결정적으로 후랑스어 자막이 휙휙 넘어가는데 도통 뭔 소린지 모르겠어서, 볼 생각도 안 했었는데, 스웨덴판을 본 친구가 추천하야, 보기로 한 게 왠지 미국판. #. 다니엘 크레이그가 매력있다고 생각한 적이 그닥 없어서, 대체 왜 그 사람이 늘 멋진 주인공을 하는건지 이해를 못 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적당히 멋있게 나왔다. 애 아빠이면서, 사랑하는 여자가 있으면서, 일도 열심히 하면서, 여러모로 열정이 있는 캐릭터. #. 아무래도 여자주인공이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인데, 스웨덴판 예고에서 본 언니는 좀 더 유럽냄새 나고, 선이 훨씬 거칠어서 조금은 아줌마 같기도 했는데, 미국판 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이름은..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