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bc/cinéma(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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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의 아들 - 라즐로 네메스
#. 순응자 보러 아트하우스 모모 갔을 때 예고편하고 팜플렛으로 보고 꼭 봐야지 점 찍어뒀던 영화.칸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도 받았고, 아카데미에서는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던데, 암- 그럴만도 하지- 고개가 끄덕여짐. #. 영화는 '존더코만도'를 설명하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엄청난 수의 유태인들이 여기저기서 실려오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옷을 벗겨 가스실에 몰아넣고 독살시킨 뒤, 쌓여있는 시체들을 치우고, 소각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재를 옮겨다 강에 뿌린다.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인력을 수용자들 중에서 별도로 지정하여 관리하는데, 그들이 존더코만도라고 한다. 열차에 실려오는 유태인 무리의 5분후, 10분후 미래를 뻔히 알면서도, 그들에게 그 어떤 말 한 마디도 건네지 못 하고 묵묵히 주어진 ..
2016.03.13 -
검사외전 - 이일형
#. 대한민국 코미디 영화는 괜히 싸잡아서 싫어하고, 황정민 나오는 영화도 어지간하면 싫어하는데, 강동원 얼굴 하나 믿고 선택한 영화.그런데 기대 안 한 것치고는 평타 이상 해준 영화, 검사외전. #. 황정민이 분한 억울한 감옥살이 검사 변재욱은 폭력 검사. 야 내가 그래도 고시공부 몇년씩 힘들게 해가면서 뺑이친게 얼만데, 불의에 맞서고 양아치들 혼내주려면 이 정도는 봐줄 수도 있지- 난 정의의 검산데! 약간 이런 스타일이라 처음엔 좀 비호감 테크로 갈 뻔 했징. #. 그래서 오죽했으면 억울하게 교도소 들어갈 때도 사실 별로 불쌍하지도 않고, 아 뭐야 저렇게 마구잡이로 지 잘났다고 까분 주제에, 그래도 억울하다고 강동원 시켜서 누명 벗고 잘 살겠다는거? 뭐 이런 정도의 불편함을 안고 시작하는 건 살짝 함..
2016.03.03 -
데드풀 - 팀 밀러
By Source,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46244159 #. 발렌타인데이에 함께할 친구도 있고, 차도 있고, 시간도 있는데, 캐롤을 보기에는 뭔가 살짝 쵸큼 슬플 것 같고, 그 와중에 서울 시내 상영관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무려 성남 모란시장 뉴코아까지 옮겨가서 본 데드풀.지나치게 유치할까봐 걱정했는데 완전 우왕ㅋ굳ㅋ #. 오프닝 크레딧 올라갈 때 대체 이게 왠 병맛인가 싶어서 살짝 걱정했는데, 끝까지 아주 꾸준하게 병맛이면서도 적정선을 유지하는 수준이 아주 적당했음.아 그러고보니 병맛 무비를 너무 오랜만에 본 듯. #. 영화는 데드풀이 택시를 타고 싸우러 나가는 장면부터 시작하는데, 그 때부터, 그러니까 아주 처음부터 끝까지,..
2016.02.17 -
순응자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 간만에 아트하우스모모에 가고싶기도 했고, 1970년 영화를 국내 최초 개봉한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고, 정말정말 흘깃 읽어본 영화 설명이 솔깃하기도 하여 선택했던 영화. 기대만큼 재미있지 않았던 건, 내가 기대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전혀 재미없었던 것이 아닌건, 참신하고 색다른 영상미와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무식한) 내가 정말 미리 생각할 수 없었던 범주의 내용 때문이었다. #. 영화는 독재정권인 무솔리니 치하의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로 활동하는 주인공 마르첼로의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주인공 얼굴이 이미 생긴 것부터 뭔가 좀 희미하게 생기셔가지고, 처음에 누가 누군지, 어디가 어디고, 언제가 언젠지 쫓아가는데 좀 애를 먹었다.이태리의 동명 원작 소설은 시..
2016.02.08 -
포인트 브레이크 - 에릭슨 코어
#. 2016년 첫 영화 포인트 브레이크. 범죄에는 한계가 없다는 둥, 기상천외한 범죄라는 둥, 온갖 현란한 화면으로 치장한 포스터와 예고편으로, 이탈리안 잡 같은 지능범죄 + 익스트림 스포츠 물로 포장한,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었던 영화. #. 처음에 진짜 말도 안 되는 황무지 돌산 능선 따라 달리는 오토바이 씬으로 시작해서, 저 말도 안 되는 점프를 하라고 시킬 때 '설마 @#*%@$#...?' 이라고 생각한게 한 치의 예상도 벗어나지 않은 순간에 난 깨달았어야 했다.이 영화는 내가 생각한 그 어떤 장르도 아닐 거라는걸.그래도 주연배우가 잘 생긴건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면서, 익스트림 스포츠 느낌 살려주는 4DX 효과에 몸을 맡겨보려고 노력하면서, 초반부는 그럭저럭 잘 지나감. 게다가 특히 초반부에 잊..
2016.01.24 -
강남1970 - 유하 감독
#. 제목부터 카피까지 어느 하나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마음을 놓고 보다보니 괜찮았음. #. 김래원은 최근에 펀치에서 한 30초 봤는데 뭔가 너무 오버스럽게 연기하는 것 같아가지고, 그 약간 이를 앙 다물고 발음 하는 그 얼굴이 뭔가 좀 잘 모르겠는 느낌이어서 안 봤는데,여기서는 뭔가 좀 비열하면서도 이해는 가는 그런 역할을 나름 멋있게 잘한 듯.난데없이 몸이 엄청 좋음-_- #. 정진영이 맡은 극중 역할이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식상한 캐릭인데. 가족 생각해서 손 씻고 조용히 살아보려고 하는 의리파 두목 캐릭 같은 거.그런데 영화 끝나고 잔잔히 곱씹어보니 별로 식상하게 나오지도 않았고, 감정 과잉 없이 묵묵히 제 할 일 하고 들어가신 느낌. #. 남자들의 이야기다 보니까 주연 캐릭을 둘러싸고..
2015.01.25 -
아메리칸 셰프 - 존 파브로 감독
# 새해 첫 내 스타일 영화. 억지로 웃기려는 것도 아닌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는 유머에, 간만에 영화관에서 깔깔깔 키득키득 했구먼. # 원제는 chef 이고, 후랑스에서는 해시태그 붙였네. 센스쟁이.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는 왜 굳이 아메리칸셰프인가. U.S.A. 아메리카가 아니라, 남미 싸우스 아메리카인가. # 주연이자 감독인 존 파브로. 굳이 비교하자면, 짐 캐리나 벤 스틸러 같은 주름지고 진하고 현란한 느낌의 표정은 없지만, 뭔가 계속 같은 표정이었던 것 같으면서도, 모든 감정이 다 와닿게, 굉장히 자연스럽게, 진짜 누구네 요리사 아빠 같은 얼굴로 연기했다. 이름 대면 알만한 헐리웃 영화들 연출 제작하다가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감독했었다는 것 같은데, 그 영화는 안 봐서 어땠는지 모르겠넹..
2015.01.14 -
고질라 - 가렛 에드워즈
#. 감독 죽을래? #. 스케일을 구경하러 갔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스토리는 갖춰줄 줄 알았는데, 개노잼. 인간 스토리는 왜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고, 유일한 구경거리인 고질라가 너무 늦게 나와서 재미없음. #. 무토들은 약간 어딘가 에반게리온 닮았다. 머리통에 눈 달린 모양새도 그렇고, 핵폭탄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는 것도 그렇고, 여튼 나는 다리 많이 달리고 날아다니는 건 다 싫어. #. 인간 나부랭이들은 고질라의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거의 최하위 플랭크톤 급이라서, 쓸데없이 핵만 쐈지 왁왁대는 개미떼에 불과하고, 결국 고질라랑 무토들의 먹고 먹히는 관계가 메인인데, 고질라는 혼자고 무토는 암수 커플이라 안쓰러웠다. 결과는 커플지옥 솔로천국. 솔로생활 몇년이면 마법을 부린다더니, 역시 고질라가 짱이었..
2014.05.19 -
위크엔드 인 파리 - 로저 미첼
#. 배경이 빠리면 일단 보기로 하니까, 배경이 빠리여서 보고나면 기분이 쌉싸리와용이 되더라도, 일단 보기로 하니까. #. 이미 수십년의 인생을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어렵다.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류의 근심 가득한 걱정이나,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류의 부러움 섞인 걱정이, 영화를 보는 내내 휘몰아치기 때문이랄까. #. 후랑스는, 특히 빠리는, 미친 짓 하기 좋은 곳인가. 유독 영화에서 일탈행동의 배경으로 많이 쓰이는 듯. 근데 또 생각해보면 다른데선 못 할 것 같기도 하다. 고개만 돌리면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서, 몽마르뜨에 올라서면 탁 트인 시야가 보장되는 곳에서, 청소년과 노인의 대화가 자연스러운 곳에서, 길에서 퍼붓는 키스가 허용되는 곳에서, 못 할 짓이 무엇 있으랴. #. 내..
2014.05.18 -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 웨스 앤더슨
#. 너무 오랜만에 영화평을 쓸라니까 귀찮고 떨린다. 그래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만큼은 꼭 남겨줘야 행 *_* #. 웨스 앤더슨 감독은 문라이즈 킹덤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그 알 수 없는 똘끼와 영상미, 황당무계함을 진지하게 연기하는 명배우들에 반해, 나의 훼이보릿으로 올려놨었더랬다. #.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같은 감독 작인지는 몰랐음. 에드워드 노튼이 문라이즈 킹덤에서랑 거의 흡사한 역할을 맡길래, 저 사람은 왜 저런 역할을 계속 하는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같은 감독이 같은 사람을 비슷한 역으로 썼음.빌 머레이도 비슷해 ㅋㅋㅋㅋ #. 그 때부터 생각해보면 문라이즈 킹덤 캐스팅 리플레이로 봐도 무방할, 초호화 캐스팅이 난무.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틸다 스윈튼 아..
201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