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bc(207)
-
나우 유 씨 미 2 - 존 추
#. 우선, 난 이 영화를 재밌게 봤기 때문에 나름 재밌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소개를 할 테지만, 내가 이 영화를 재밌다고 말하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알 수 없이 묘하게 자존심이 상할 정도의 영화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을 함께 밝힌다. #. 나우유씨미 마술사기단 처음 개봉했을 땐 못 봤었고, 이거 2편 보러가기전에 급하게 찾아봤는데 뭔가 1편부터도 이게 재미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묘하게 마음을 정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었다. 2편도 1편과 마찬가지인데, 우선 전개가 굉장히 산만하고, 캐릭터들 하나하나도 매우 산만함. 그런데 속도는 굉장히 빨라서 (제시 아이젠버그 말 쏟아내는만큼 빠름) 진짜 무슨 마술쇼 보듯이 정신 홀려서 영화를 보고 있다 보면, 난 아직 설명을 들을 준비도 안 됐는데 갑자기 앞뒤 설명 막..
2016.07.31 -
도리를 찾아서 - 앤드류 스탠튼
#. 니모를 찾아서는 언제 봤는지 기억도 안 나고, 거기서 도리가 뭘 어떻게 했는지는 더더욱 기억도 안 나는 내가 굳이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이 물고기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건 디즈니픽사는 봐줘야되니깐! #. 영화는 니모를 찾아온 뒤 잘 살고 있던 도리가 어느 날 갑자기 막 옛날 기억이 팍팍 떠오르면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부모님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 (그나저나 캘리포니아 바다 속은 왜 이렇게 희뿌옇고 더러운지) #. 다리 7개 문어 행크와 도리의 듀오 플레이에서부터 영화가 점점 꿀잼이 되어간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물고기 대신 초스피디 변신왕 문어 행크가 온갖 군데를 다 헤집고 다닐 뿐 아니라,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카체이싱 장면까지 만들어내기 때문이지. #. 기억나지 않는 니모를 찾아..
2016.07.17 -
채식주의자 - 한강
그렇게 그녀는 영혜의 운명에 작용했을 변수들을 불러내는 일에 골몰할 때가 있었다. 동생의 삶에 놓인 바둑돌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헤아리는 일은 부질없었을 뿐더러 가능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생각을 멈출 수는 없었다. - 나무불꽃, 채식주의자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리디북스에서 막 엄청 밀어주기도 했고 ro언니가 읽었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나도 덩달아 읽어봄. 영혜가 갑자기 채식주의자...를 거쳐 거의 거식증에 가까운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는데, 이 과정을 처음엔 남편, 다음엔 형부, 마지막으로 친언니의 시선으로 적은 세 편의 연작 소설이 바로 이것이다. 솔직히 처음엔 뭔가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일갈 같은 건가, 이 여자가 채식주의자+페미니스트 같은 걸로 나오는건가 싶었는데..
2016.07.10 -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에게 품위란, 다 큰 사람은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다. 따라서 품위라는 건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는 권리라고 할 수 있었다. 스스로를 통제한다는 자부심. 올바르게 산다는 자부심. 어떤 길을 택하고 버려야 하는지 아는 것. 나사를 어떻게 돌리고 돌리지 말아야 하는지를 안다는 자부심.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은 인간이 말로 떠드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였던 세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개봉을 앞둔 영화가 있는 줄 알았다면 후기를 더 빨리 썼을텐데 늑장부리다가 이제서야 올림. 본의 아니게 은둔생활을 하게 된 지난 몇 주간 생각 없이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오베라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왠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가 올리던 포..
2016.06.06 -
찰리 브라운과 함께한 내 인생 - 찰스 슐츠
사물의 즐거운 면을 보는 성격을 가진 사람은 가장 밑바닥에 있을 때, 모든 것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 뜻밖에 최고의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행복에서는 유머가 나오지 않는다. 행복한 상태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전혀 없다. 유머는 슬픔으로부터 나온다. #. 시간 때우려고 홍익문고 들어갔다가 예뻐서(...!) 구매한 책 ㅎㅎ 예전에 어쩌다가 우리 집에 굴러들어온 피너츠 단행본 1권을 진짜 지겹도록 읽고 또 읽었던 기억도 있고, 스누피 마을 게임도 엄청 열심히 했고 ㅋㅋ 해서 왠지 정감 가는 마음에 집어들었는데,찰스 슐츠 아저씨가 이런 저런 기회들을 통해서 끄적이거나, 기재하거나, 발표한 글들을 모아둔 에세이였다. #. 읽다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 됨. 일단 찰스 슐츠, 스누피를..
2016.05.21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조 루소, 안소니 루소
#. 지인들이랑 무려 IMAX 단체관람 ㅎㅎ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은 좀 길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매우 재밌게 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시빌 워 보러간다니까 아부지께서 남북전쟁 영화냐고 하신건 비밀 ㅋㅋㅋㅋㅋㅋ #. 사실 나는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우선 어벤져스 중에서 제일 노잼 캐릭터고, 냉동인간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어보였음.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에서 뭔가 감동 받은 기억이 없었거등.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아예 노 관심이었고, 심지어 시빌 워가 어벤져스 시리즈인 줄 알았음-_- 그런데...! #. 마블은 일단 어지간하면 봐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단체관람을 신청(?) 해두고 ㅋㅋ 하필 영화보기로 한 날, OC..
2016.05.06 -
헤일, 시저 - 코엔 형제
#. 일단 헤일, 시저 영화 감상을 시작하기 전에 이 놈의 영화 소개 욕 부터 좀 하도록 하겠다. 시나리오도 있다! 돈도 있다! 그런데 주연배우가 없다? 1950년, 할리우드 최대 무비 스캔들을 해결하라! 올해 최고 대작 ‘헤일, 시저!’ 촬영 도중 무비 스타 ‘베어드 휘트록’이 납치되고 정체불명의 ‘미래’로부터 협박 메시지가 도착한다. ‘헤일, 시저!’의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비.상.상.황! 영화사 캐피틀 픽쳐스의 대표이자 어떤 사건사고도 신속하게 처리하는 해결사 ‘에디 매닉스’는 할리우드 베테랑들과 함께 일촉즉발 스캔들을 해결할 개봉사수작전을 계획하는데... 리얼리...? 정말 이렇게 소개할거냐...? 정말 이 영화를 보기는 한 건가 저런 줄거리와 이런 포토줄거리 같은 걸 만드는 사람들은......
2016.04.13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 잭 스나이더
#. 내가 이 영화의 감상평을 적는 이유는 단지,1)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들의 감상평을 빠뜨리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2) 나는 오늘 헤일, 시저를 봤는데 그 감상평을 쓰고 싶고, 3) 그러려면 그 전에 봤던 이 놈 평부터 먼저 써야하기 때문에헤일, 시저 감상 후에 얻은 느낌과 나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들, 그리고 이후 내가 긁어모은 각종 잡다한 지식 정보들이 정리되어 가는 이 기분을, 부디 뱉맨 대 슈퍼맨 같은 게 망치지 않기를 바라면서,다급하게 적어본다. #. 배트맨과 수퍼맨이 동시에 나오는 영화라니 왠열! 하면서 달려갔는데 왠열..왜 내가 지난 긴 시간 동안 영화 주인공만 보고, 감독을 보는 습관을 들여오지 않았는지 후회가 막급한 이 기분으로 잭 스나이더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찬찬히 살펴보자면,새벽..
2016.04.12 -
주토피아 - 바이론 하워드, 리치무어
#. 주토피아 못 볼 줄 알았는데 운 좋게 봤다!아 너무 웃겼엌ㅋㅋㅋㅋㅋㅋ왜 이렇게 웃겼나 했더니, 바이론 하워드 님은 볼트랑 탱글드 하셨었고, 리치 무어님은 심슨즈랑 주먹왕 랄프를 하셨었네. #. 영화의 전반적인 플롯은 사실 그렇게 엄청나게 막 참신한 편은 아니다.캐릭터도 어떻게 보면 좀 전형적이고, 음모나 반전도 좀 뻔한 편..?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재밌는건, 이 플롯이 펼쳐지는 무대 자체가 가진 엄청난 신선함 때문인 듯.일단 동물들이 주인공인 만화는 많았지만, 동물들이 지금의 우리 세상과 동일한 문명 사회를 살고 있다는 배경은 거의 없었다. 인간의 이야기를 동물 주인공이 그리는 만화는 있었을 수 있어도 (뭐 몬타나존스라든가..) 이건 그냥 설정 자체가 너무 참신한 듯.또한 동물의 본능에 따..
2016.04.02 -
사울의 아들 - 라즐로 네메스
#. 순응자 보러 아트하우스 모모 갔을 때 예고편하고 팜플렛으로 보고 꼭 봐야지 점 찍어뒀던 영화.칸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도 받았고, 아카데미에서는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던데, 암- 그럴만도 하지- 고개가 끄덕여짐. #. 영화는 '존더코만도'를 설명하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엄청난 수의 유태인들이 여기저기서 실려오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옷을 벗겨 가스실에 몰아넣고 독살시킨 뒤, 쌓여있는 시체들을 치우고, 소각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재를 옮겨다 강에 뿌린다.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인력을 수용자들 중에서 별도로 지정하여 관리하는데, 그들이 존더코만도라고 한다. 열차에 실려오는 유태인 무리의 5분후, 10분후 미래를 뻔히 알면서도, 그들에게 그 어떤 말 한 마디도 건네지 못 하고 묵묵히 주어진 ..
201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