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bc(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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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 이일형
#. 대한민국 코미디 영화는 괜히 싸잡아서 싫어하고, 황정민 나오는 영화도 어지간하면 싫어하는데, 강동원 얼굴 하나 믿고 선택한 영화.그런데 기대 안 한 것치고는 평타 이상 해준 영화, 검사외전. #. 황정민이 분한 억울한 감옥살이 검사 변재욱은 폭력 검사. 야 내가 그래도 고시공부 몇년씩 힘들게 해가면서 뺑이친게 얼만데, 불의에 맞서고 양아치들 혼내주려면 이 정도는 봐줄 수도 있지- 난 정의의 검산데! 약간 이런 스타일이라 처음엔 좀 비호감 테크로 갈 뻔 했징. #. 그래서 오죽했으면 억울하게 교도소 들어갈 때도 사실 별로 불쌍하지도 않고, 아 뭐야 저렇게 마구잡이로 지 잘났다고 까분 주제에, 그래도 억울하다고 강동원 시켜서 누명 벗고 잘 살겠다는거? 뭐 이런 정도의 불편함을 안고 시작하는 건 살짝 함..
2016.03.03 -
데드풀 - 팀 밀러
By Source,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46244159 #. 발렌타인데이에 함께할 친구도 있고, 차도 있고, 시간도 있는데, 캐롤을 보기에는 뭔가 살짝 쵸큼 슬플 것 같고, 그 와중에 서울 시내 상영관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무려 성남 모란시장 뉴코아까지 옮겨가서 본 데드풀.지나치게 유치할까봐 걱정했는데 완전 우왕ㅋ굳ㅋ #. 오프닝 크레딧 올라갈 때 대체 이게 왠 병맛인가 싶어서 살짝 걱정했는데, 끝까지 아주 꾸준하게 병맛이면서도 적정선을 유지하는 수준이 아주 적당했음.아 그러고보니 병맛 무비를 너무 오랜만에 본 듯. #. 영화는 데드풀이 택시를 타고 싸우러 나가는 장면부터 시작하는데, 그 때부터, 그러니까 아주 처음부터 끝까지,..
2016.02.17 -
순응자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 간만에 아트하우스모모에 가고싶기도 했고, 1970년 영화를 국내 최초 개봉한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고, 정말정말 흘깃 읽어본 영화 설명이 솔깃하기도 하여 선택했던 영화. 기대만큼 재미있지 않았던 건, 내가 기대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전혀 재미없었던 것이 아닌건, 참신하고 색다른 영상미와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무식한) 내가 정말 미리 생각할 수 없었던 범주의 내용 때문이었다. #. 영화는 독재정권인 무솔리니 치하의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로 활동하는 주인공 마르첼로의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주인공 얼굴이 이미 생긴 것부터 뭔가 좀 희미하게 생기셔가지고, 처음에 누가 누군지, 어디가 어디고, 언제가 언젠지 쫓아가는데 좀 애를 먹었다.이태리의 동명 원작 소설은 시..
2016.02.08 -
포인트 브레이크 - 에릭슨 코어
#. 2016년 첫 영화 포인트 브레이크. 범죄에는 한계가 없다는 둥, 기상천외한 범죄라는 둥, 온갖 현란한 화면으로 치장한 포스터와 예고편으로, 이탈리안 잡 같은 지능범죄 + 익스트림 스포츠 물로 포장한,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었던 영화. #. 처음에 진짜 말도 안 되는 황무지 돌산 능선 따라 달리는 오토바이 씬으로 시작해서, 저 말도 안 되는 점프를 하라고 시킬 때 '설마 @#*%@$#...?' 이라고 생각한게 한 치의 예상도 벗어나지 않은 순간에 난 깨달았어야 했다.이 영화는 내가 생각한 그 어떤 장르도 아닐 거라는걸.그래도 주연배우가 잘 생긴건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면서, 익스트림 스포츠 느낌 살려주는 4DX 효과에 몸을 맡겨보려고 노력하면서, 초반부는 그럭저럭 잘 지나감. 게다가 특히 초반부에 잊..
2016.01.24 -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 김하나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경우 현실주의자는 그 일을 그냥 내버려두지만, 낭만주의자는 그 소동을 깨끗이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쫓겨 무언가 해명을 해야 한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나름 광고쟁이 언니를 두고 있어 저자가 대표로 있다는 bbtt를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발견하여, 아픈 머리 쉬일 겸 가볍게 읽으려고 산 책. 뭔가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는 상황을 하나씩 테마로 잡고, 거기에 해당하는 사례를 생각나는대로 모조리 대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뭔가 김난뭐 그 누가 쓴 2015년 트렌드 서적 같은 걸 읽는 기분이 떠나질 않고, 구석구석 매우 강하게 드러나는 현 정부에 대한 반대 성향이 드러나는 문구들은, 나와 같은 생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튀어나와..
2015.12.09 -
스노우맨 - 요 네스뵈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다. 바라보는 방향이 잘못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눈사람이란 원래 길가 쪽, 그러니까 열린 공간을 바라보며 서 있는 법인데. 제주혼자여행의 백미였던 추리소설. 원래는 잡화상 어쩌구 그 일본작가 소설을 읽을까 했는데, 리디북스 추리소설 코너를 뒤덮은 요 네스뵈를 발견. 검색해보니 해리 홀튼 반장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 편의 추리소설을 내놓은 바 있고, 뭐 유럽 석권 노르웨이 뭐시기 어쩌구 저쩌구 여튼 잘 나가는 추리소설 작가에, 난데없이 경제학자 출신이던가 뭐던가. 사실 노르웨이라 반가워서 좀 관심갖고 찾아봄. https://mirror.enha.kr/wiki/%ED%95%B4%EB%A6%AC%20%ED%99%80%EB%A0%88%20%EC%8B%9C%EB%A6%..
2015.05.09 -
songs: stromae - carmen
우주모언니가 스트로마에stromae 를 처음 알려준 이후로, 간간이 그의 노래나 비디오클립을 찾아 보곤 했는데, 세상에 이건 정말 아티스트라는 단어로는 표현이 안 되는 특이한 종류의 인간이었다. 굉장히 화려하고 팬시할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뒷골목 애들 같은 분위기로, 뮤직비디오느 미친듯이 센스 만점으로 만들어 올리고, 노래 가사는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심오한, 정말 독특한 뮤지션?그런 그가 일주일 전에 갑자기 인스타그램에 나타난거다! 무려 페이스북 연동까지 해가지고!힙 중에서도 세상에 이렇게 힙한 애가 없었는데 인스타그램이라니! 페이스북이라니!그런데 이런 게 올라온거여. ↓ 디테일 쩌는 일러스트로, 해시태그를 미친듯이 걸었는데 심지어 #NoFilter 같은것까지 ㅋㅋㅋ역시 그럼 그렇지, 이 사람은 ..
2015.04.01 -
강남1970 - 유하 감독
#. 제목부터 카피까지 어느 하나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마음을 놓고 보다보니 괜찮았음. #. 김래원은 최근에 펀치에서 한 30초 봤는데 뭔가 너무 오버스럽게 연기하는 것 같아가지고, 그 약간 이를 앙 다물고 발음 하는 그 얼굴이 뭔가 좀 잘 모르겠는 느낌이어서 안 봤는데,여기서는 뭔가 좀 비열하면서도 이해는 가는 그런 역할을 나름 멋있게 잘한 듯.난데없이 몸이 엄청 좋음-_- #. 정진영이 맡은 극중 역할이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식상한 캐릭인데. 가족 생각해서 손 씻고 조용히 살아보려고 하는 의리파 두목 캐릭 같은 거.그런데 영화 끝나고 잔잔히 곱씹어보니 별로 식상하게 나오지도 않았고, 감정 과잉 없이 묵묵히 제 할 일 하고 들어가신 느낌. #. 남자들의 이야기다 보니까 주연 캐릭을 둘러싸고..
2015.01.25 -
아메리칸 셰프 - 존 파브로 감독
# 새해 첫 내 스타일 영화. 억지로 웃기려는 것도 아닌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는 유머에, 간만에 영화관에서 깔깔깔 키득키득 했구먼. # 원제는 chef 이고, 후랑스에서는 해시태그 붙였네. 센스쟁이.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는 왜 굳이 아메리칸셰프인가. U.S.A. 아메리카가 아니라, 남미 싸우스 아메리카인가. # 주연이자 감독인 존 파브로. 굳이 비교하자면, 짐 캐리나 벤 스틸러 같은 주름지고 진하고 현란한 느낌의 표정은 없지만, 뭔가 계속 같은 표정이었던 것 같으면서도, 모든 감정이 다 와닿게, 굉장히 자연스럽게, 진짜 누구네 요리사 아빠 같은 얼굴로 연기했다. 이름 대면 알만한 헐리웃 영화들 연출 제작하다가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감독했었다는 것 같은데, 그 영화는 안 봐서 어땠는지 모르겠넹..
2015.01.14 -
카스테라 - 박민규
이십일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눈과 귀와 코를 고, 한 인간이 보편적인 인류의 한 사람이 되기에는 너무나 충분한 시간이다. 결국 나는, 150미터의 대왕오징어를 15센티미터로 정정하는 인간의 기분 같은 것을, 이해하는 인간이 되었다 - 대왕오징어의 기습에 대해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이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들고, 아주 많은 말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은, 저절로 버려졌다. 언제 어느 때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삶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 갑을고시원 체류기 처음엔 신선하다고 생각했고, 중간엔 허세부린다고 생각했고, 막판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처음엔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나 신선했고, 중간엔 지나치게 있어보이려는 느낌의 문장들이라고 생각했고, 막판엔 통찰(이라고 부를 수 있다..
2014.09.10